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이 일년새 5.51% 올랐지만, 초고가 주택들은 여전히 시세의 절반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대부분의 아파트 공시가격이 시세의 70%대인 걸 감안하면, 초고가 주택을 보유할수록 세금도 덜 내게 돼 불평등이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5일 "올해 공시가격 상위 10위 주택과 서울시의 실거래가 내역을 비교한 결과 평균 시세반영률은 53%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시가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에게 공개한 실거래가 자료를 토대로 2015년 이후 한남동과 이태원동의 실거래 100억원 이상 단독주택 시세를 산출해 추정한 결과다.
분석에 따르면 신세계 이명희 회장의 한남동 주택은 지난해 143억원에서 올해 169억원으로 18%p 오르며 3년째 1위를 기록했지만, 실제 시세는 324억원으로 추정됐다. 여전히 시세 반영률이 52.1%인 셈이다.
111억원으로 공시된 이태원동 주택의 실제 시세는 203억원, 공시가 97억 7천만원인 성북동 주택의 시세는 170억원으로 추산됐다.
또 공시가 87억원인 방배동 주택의 시세는 171억원으로 추산되는 등 상위 10위 주택의 평균 시세반영률은 53.2%에 불과했다.
보통 실거래가 신고마저 실제 거래가보다 낮게 신고되는 관행을 감안하면 시세반영률은 한층 낮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경실련은 "박근혜 전 대통령 자택의 공시가격도 시세의 43%에 그쳤다'며 "11억원 넘는 서울 단독주택의 시세반영률은 21%란 최근 전수조사 연구도 나왔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경실련은 공시가 88억원인 주택의 시세를 169억원으로 추정했는데, 지난해 SK 최태원 회장이 170억원에 매입한 주택이다. 지난 2012년 공시가격이 97억원이던 삼성 이건희 전 회장의 주택은 당시 실제 가격이 300억원으로 추산되기도 했다.
경실련 부동산·국책사업감시팀 최승섭 부장은 "아파트를 가진 서민과 상위 1% 부동산 부자들의 조세 형평성이 매우 불평등한 상황"이라며 "과세기준 개선 없이 공정시장가액비율만 인상한다면 이러한 세금 차별이 고착화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가령 중랑구 신내11단지의 시세 반영률은 80.6%, 노원구 한신2차는 72.2%, 구로구 삼명아파트는 72%에 이른다.
반영률 자체가 20%p 이상 차이나다 보니 집값 상승이 가파른 주택을 보유할수록 집값 상승이 낮은 지역의 서민들보다 세금 특혜를 누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최 부장은 "엉터리 표준주택 가격 발표 때문에 오는 4월 개별 단독주택 공시가도 시세에 한참 못 미치게 될 수밖에 없다"며 "국토교통부 장관이 결정해 고시하는 만큼, 정부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정상화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2018-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