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가 임기말까지 자살은 현재의 30%, 교통사고와 산업재해 사망자는 절반 수준까지 줄이기로 했다. 일명 '국민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다.
정부는 23일 오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보건복지부·국토교통부·고용노동부 합동으로 보고한 이들 대책들을 확정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도 강조한 '3대 분야 사망 절반 줄이기'의 후속 조치로, 전날 여당과 협의한 사안이다.
실제로 국내 자살·교통사고·산재 사망률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대비 가장 취약한 국민 생명 관련 3대 지표이기도 하다. 2016년 기준 자살은 1만 3092명, 교통사고 사망은 4292명, 산재 사망은 969명으로 모두 OECD 최하위권이다.
◆100만 '자살예방 게이트키퍼' 양성…7만명 전수조사해 차단책 마련
정부는 먼저 오는 2022년까지 연간 자살은 1만명 이하로, 'OECD 1위'인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17.0명 수준으로 감축시킨다는 방침이다. 2016년의 25.6명에 비해선 30%, 2011년의 31.1명에 비해선 절반가량 줄이는 수준이다.
이를 위해 최근 5년간 발생한 자살자 7만명을 전수조사해 원인과 지역별 특성을 정밀분석하는 한편, 고위험군 발굴체계와 집중발생지역 감시체계를 마련해 사전 차단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또 종교기관 및 시민단체 등과 협력해 지역사회 중심으로 100만명의 '자살예방 게이트키퍼'를 양성하는 한편, 국가건강검진 가운데 우울증 항목을 확대하기로 했다.
응급실 기반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 사업도 올해 52곳으로 확대하고, 초등학생부터 노인까지 연령별 자살예방 정책도 마련해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해도 4천명을 넘긴 것으로 추산되는 교통사고 사망자 역시 2022년까지 절반인 2천명 수준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교통체계 '보행자 중심' 재편…운전면허 요건 대폭 강화
교통사고 사망자의 40%를 차지하는 '보행중 사망'을 예방하기 위해 교통체계 전반이 '보행자 중심'으로 개편된다.
도심도로의 제한속도는 현행 60km에서 50km로 낮아지고, 보행량이 많은 보도·차도 미분리 도로는 '보행자 우선도로'로 지정된다. 차량의 저속 운행을 유도하기 위해 굴절도로 설치 등 도로설계기준이 마련돼 기존 도로에도 전면 적용된다.
아울러 노인보호구역내 사고는 교통사고처리 특례 대상에서 제외되고, 75세 이상 노인들의 면허갱신주기는 현행 5년에서 3년으로 단축된다.
1종은 70점, 2종은 60점이던 운전면허 학과시험 합격 기준은 모두 80점으로 상향되고, 면허적성검사시 교통안전교육도 실시된다. 화물차 차령제도와 화물운전자 자격유지검사제도 역시 도입될 전망이다.
◆산재 원청 책임 범위 확대…사망 발생시 징역형에 하한 도입
연간 1천명에 육박하는 산재 사망사고도 2022년까지 500명 이하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1만명당 사고 사망자 비율을 나타내는 '사고사망만인율'을 현재의 0.58‱에서 0.27‱까지 낮춰, 독일의 0.16‱이나 미국의 0.36‱에 견주겠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발주자의 공사단계별 안전관리 의무가 법제화되고, 원청에게 하청노동자의 안전관리 책임을 부여하는 장소도 기존 '위험장소 22곳'에서 '원청 관리하 모든 장소'로 대폭 확대된다.
또 작업중지 요건을 명시해 노동자 작업중지권 요청제도의 실효성을 보완하는 한편, 하청노동자가 발주청에 직접 위험상황을 신고하는 '세이프티 콜'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특히 산재 사망사고의 65%를 차지하는 건설·조선·화학, 금속·기계제조 분야의 특성을 고려한 집중 관리가 추진된다.
가령 건설 분야는 착공 전부터 시공까지 단계별로 위험요인을 관리하고, 이동식 크레인 등 건설기계와 장비는 후방 확인 등 안전장치를 반드시 설치하게 된다. 안전검사를 받지 않으면 내는 과태료도 현행 5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늘어난다.
동시에 안전 우수 기업엔 산재보험료 인하와 정책자금 지원 등 각종 인센티브를 부여하되, 사망사고 발생 기업엔 징역형에 하한형을 도입하고 법인 벌금형을 가중하는 한편 원청 제재도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올해를 프로젝트 원년으로 설정, 국무조정실 주도로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점검 협의회도 분기별로 운영할 계획"이라며 "각 대책의 이행 실태를 상시 점검해 관리하겠다"고 설명했다.
2018-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