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 말기인 지난해 소득분배지표가 일제히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17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0.357, 소득5분위배율은 7.06배, 상대적빈곤율은 17.9%로 각각 집계됐다.
일년전에 비해 지니계수는 0.003, 소득5분위배율은 0.05배, 상대적빈곤율은 0.1%p 각각 증가한 수치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은 처분가능소득에 가구원 수를 곱한 수치로, 가구원수가 다른 가구간의 복지 수준을 비교할 때 활용된다.
소득 불평등 수준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인 지니계수는 '0'이면 완전평등, '1'이면 완전 불평등을 가리킨다. 지난해 근로연령층의 지니계수는 0.340으로 일년전보다 0.002 증가했다. 반면 은퇴연령층의 지니계수는 0.424로 전년대비 0.002 감소했다.
상위 20%(5분위) 소득의 평균값을 하위 20%(1분위) 소득의 평균치로 나눈 소득5분위배율도 지난해 7.06배를 기록, 일년전보다 증가했다. 근로연령층의 5분위배율은 6.19배로 전년대비 0.02배 커졌고, 은퇴연령층은 8.93배로 0.23배 감소했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기준 1분위는 875만원으로 일년전보다 4.3%p, 5분위는 6179만원으로 5.0%p 각각 증가했다. 갈수록 중간층이 얇아지고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위소득 50%이하에 속한 인구수를 전체 인구수로 나눈 상대적빈곤율도 악화되긴 마찬가지였다. 근로연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은 13.1%로 일년전보다 0.1%p 줄어든 반면, 은퇴연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은 45.1%로 0.6%p 증가했다.
기획재정부는 이처럼 소득분배지표가 악화된 배경에 대해 "임시일용직이 줄고 기초연금 도입효과가 감소되면서 1분위 소득 증가폭이 정체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올해부터 기존 '가계동향조사' 대신 '가계금융복지조사'를 소득분배지표 공식 통계로 변경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은 매월 표본가구 9천여곳을 조사해 분기마다 가계동향조사를 발표해왔지만, 신뢰성 논란이 계속되자 1년 단위로 2만가구를 조사하는 가계금융복지조사로 공식분배지표를 변경했다.
보통 가계금융복지조사의 지니계수는 가계동향조사보다 높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 국세청 납세자료 등 행정자료 보완을 통해 정확한 소득 파악이 가능한 데다, 대형 아파트 보유자 등 고소득가구의 대표성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5년 가계동향조사의 지니계수는 0.295였지만 가계금융복지조사는 0.341에 달했고, 행정자료 보완시 0.357을 기록했다. 지난해 지니계수도 0.342로 집계됐지만 행정자료 보완을 통해 0.357로 확정됐다.
이번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보면 국내 가구의 평균 자산은 3억 8164만원으로 일년새 4.2% 증가했지만, 가구당 부채는 7022만원으로 4.5% 증가했다.
특히 1분위의 금융부채 증가율은 12.5%를 기록, 5분위의 1.7%에 비해 7배 이상 높았다. 1분위의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100.4%에서 111.2%로, 원리금상환액 비율도 19.6%에서 22.4%로 치솟았다.
기재부 관계자는 다만 "1분위의 자산 증가율도 4.7%로 5분위의 2.8%에 비해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며 "가계부채 증가세가 갈수록 둔화되면서 올해 안에 한자릿수 증가율로 안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7-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