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관리 일원화 '한국당 몽니'에 결국 해 넘기나

새 정부 조직개편의 '마지막 퍼즐'인 물관리 일원화가 결국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12월 임시국회가 사흘뒤인 23일로 끝나지만, 여전히 자유한국당의 반대 속에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어서다.

여야는 2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열어 계류중인 일부 무쟁점법안을 22일 본회의에 상정하기로 했다. 따라서 남은 회기 동안 일부 무쟁점 법안과 임명동의안만 처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정청은 이른바 '물관리 일원화법'을 연내 통과시키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지만, 한국당이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올해 처리는 사실상 물건너갔다는 관측이다. 법안은 예산안과 달리 국회선진화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한국당 패싱'도 어렵기 때문이다.

물관리 일원화는 기존 국토교통부의 '수량' 관리와 환경부의 '수질' 관리를 환경부로 통합하는 게 골자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취임 직후인 지난 5월 22일 곧바로 내린 '5호 업무지시'이기도 하다. 

100대 국정과제에도 포함됐지만 추가경정예산에 연계한 한국당의 반대로 정부조직법에서 제외됐다. 이후 여야는 지난 9월부터 물관리일원화 협의체를 구성, 환경부와 국토부까지 참여한 가운데 논의를 이어왔다.

환경부 김은경 장관은 "오랫동안 정부가 인프라 투자를 통해서 기반 시설들을 다 갖춰놓은 상태"라며 "지금은 환경부로 통합해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한다.

국토부 김현미 장관 역시 "OECD국가 중에서도 대다수 국가들이 다 환경부에서 물을 관리하는 걸로 알고 있다"면서 "수량 수질이 통합되는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환경부로의 일원화에 찬성하고 있다.

한국당 역시 대선 직전인 지난 4월말까지만 해도 "수량·수질 관리체계를 일원화함으로써 현재 국토부와 환경부가 수량과 수질을 따로따로 관리해 효율적 물관리가 곤란한 점을 개선하겠다"고 공약 자료에 명시할 만큼 찬성 입장이었다.

하지만 새 정부 출범 직후부터 4대강 사업 문제와 연계해 반대 입장으로 돌아섰다. 환경부가 4대강 사업을 총괄하게 되면 국회 환경노동위에서 '적폐청산' 차원으로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파헤칠 거란 우려에서다.

특히 '친홍준표계'이자 '대여(對與) 강경파'로 분류되는 김성태 원내대표가 선출되면서 반대 기류는 한층 강해졌다. 개헌 등 굵직한 이슈가 기다리는 내년으로 넘어가면 통합 물관리 논의가 소멸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국정책학회 분석에 따르면, 물관리 일원화가 이뤄질 경우 앞으로 30년간 예상되는 경제적 효과는 15조 7천억원에 이른다.

상수도·하천사업 등에서 예산 낭비요소를 통합 조정한 효과가 약 5조 4천억원, 물 수요관리 강화 등 10억 6천만톤의 깨끗한 물 확보에 따른 편익이 10조 3천억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성균관대 행정학과 박형준 교수는 "물관리를 일원화하면 정량적 효과뿐 아니라 홍수와 가뭄 예방, 수질 개선 등 정성적 효과도 크다"며 "일원화 개편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2017-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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