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자산으로 얻은 명목보유손익이 GDP(국내총생산)의 12%에 가까운 184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갈수록 토지 소유 격차도 심화되면서 보유세 도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인 더불어민주당 김정우 의원이 20일 공개한 분석 자료에 따르면, 가계와 기업이 보유한 토지자산은 2008년 3547조 5천억원에서 2015년말 기준 5092조 4천억원으로 1.4배 증가했다.
특히 가계와 기업이 토지자산 소유로 얻은 명목보유손익은 183조 8천억원으로, 명목 GDP 대비 11.7%에 달했다.
이처럼 토지로부터 나오는 이익이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토지 소유의 불평등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개인토지의 경우 2012년 기준 상위1% 인구가 전체의 55.2%, 상위10%가 97.6%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토지 역시 상위1% 법인이 전체의 77.0%, 상위10%가 93.8%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참여정부가 도입했던 종합부동산세는 2009년 이명박정부의 '무력화' 조치 이후 납부 인원은 절반, 결정세액 규모는 3분의1 수준으로 급감했다.
김 의원은 "소수 국민이 대부분의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득 불평등이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며 "보유세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토지는 공급이 고정된 거의 유일한 생산요소인 만큼, 보유세 도입이야말로 가장 효율적인 조세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특히 "보유세 도입과 양도세 등 거래 완화를 병행할 경우 토지의 효율적 활용을 도모할 수 있다"며 "재산과세 중 보유세 비중이 낮은 비효율성도 자연스럽게 해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우리 나라는 정반대로 재산과세 가운데 거래세 비중이 높고 보유세 비중은 낮은 형편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가운데 한국의 재산과세 대비 보유세 비중은 25.6%로 32위 수준이다.
반면 미국은 93.4%, 일본은 75.9%, 영국 75.7%, 프랑스 64.3% 등으로 우리 나라에 비해 보유세의 비중이 현저히 높다.
전날 국정감사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보유세 문제를 장기 검토하고 있느냐"는 김 의원의 질의에 "종합부동산세나 재산세 등 보유세도 어떤 시나리오가 있는지 먼저 검토해놓고 정책 변수에 따라 판단하겠다"고 답변했다.
김 부총리는 "보유세도, 다른 세목도 기재부서는 모든 (인상·인하 개편) 시나리오를 다 검토한다"며, 부동산 시장 상황과 여론에 따라선 언제든지 도입 방안을 내놓을 수 있는 여지를 열어뒀다.
2017-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