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이름이 없는 곤충 2500여종이 한글날을 맞아 새 이름을 얻게 된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물자원관은 8일 "국명이 없는 곤충 2513종에 우리말 이름을 부여할 예정"이라며 "우선 50종에 대해 초안을 지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알려진 국내 곤충은 1만 6993종으로, 이 가운데 15%인 2513종은 국명이 없는 상태다.
이번에 새로 우리말 이름을 얻은 곤충은 다정큼나무이, 두눈긴가슴하늘소, 한국왕딱부리반날개, 우리거미파리 등 50종이다. 이 가운데 노린재목은 10종, 딱정벌레목 24종, 바퀴목 1종, 벌목 8종, 부채벌레목 1종, 파리목 6종이다.
자원관측은 "곤충의 생태적 습성, 겉모습, 우리나라 고유종 등의 정보를 토대로 이름 초안을 지었다"고 설명했다.
가령 노린재목에 속한 '다정큼나무이'는 다정큼나무를 먹이로 삼는 생태적 습성이 고려됐다. 딱정벌레목인 '두눈긴가슴하늘소'는 눈처럼 생긴 동그란 2개의 점을 가진 형태적 특징을 반영해 이름을 지었다.
역시 딱정벌레목에 속한 '한국왕딱부리반날개'와 파리목에 속한 '우리거미파리'는 국내 신종으로 지난 2011년과 1968년에 각각 처음 발견된 점이 고려됐다.
곤충의 세계 표준 명칭인 ‘학명'은 국제동물명명규약에 따라 라틴어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전공자가 아니면 뜻을 이해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읽기도 어렵다.
새로 곤충이 발견되면 해외 학술지에 발표할 때도 라틴어 학명을 소리나는 대로 적거나, 해외에서 먼저 알려진 종의 경우 영명을 직역해 사용하면서 불편이 많았다는 게자원관측 설명이다.
당국은 전국 대학과 연구소, 곤충 전문가들과 함께 나머지 곤충의 국명 초안을 만들어나간 뒤 교차 검수를 통해 확정할 계획이다.
또 곤충뿐 아니라 무척추동물·미생물 분야로 국명을 짓는 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오는 20일 보고회를 열어 비속어나 외국어에서 유래한 국명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2017-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