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지 한 달 만에 시장 과열 현상은 일단 진정세로 돌아섰다. 이달말 내놓을 후속 대책이 투기 심리에 쐐기를 박을지 주목된다.
하늘 모르고 치솟던 서울 아파트 가격은 8.2 대책 이후 한 달동안 4주 연속 하락했다. 대책 발표 직전만 해도 한 주에 0.33% 상승했지만, 지난달엔 0.14% 하락으로 돌아섰다는 게 한국감정원의 분석이다.
특히 재건축 아파트가 몰린 강남 3구에선 최대 0.51%(서초구)로 하락 폭이 더욱 컸다. 송파구도 0.28%, 강남구 0.22%로 평균치를 웃도는 낙폭을 나타냈다.
일단 시장은 진정세로 돌아섰지만 대책 효과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오랜 기간 이어진 저금리 기조로 시중에 풀린 유동자금이 여전히 많은 데다, 실수요에 비해 공급도 딸리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가 이달말 내놓을 후속대책인 '주거복지 로드맵'에 어떤 조치들이 담길지 주목된다.
로드맵에는 먼저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는 다주택자에게 건강보험료와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이 포함된다.
자발적 등록을 유도하되, 참여가 저조할 경우엔 다주택자에 대한 세무조사와 등록 의무화를 통해 압박 강도를 높이는 수순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파악된 임대시장을 상대로 전월세 인상률을 연 5% 이하로 제한하는 세입자 보호책도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집값 정상화만큼이나 중요한 게 전월세 가격의 안정적 관리라는 판단에서다.
국토교통부 김현미 장관은 지난달 29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도 "무주택 서민과 소상공인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임대료의 급격한 상승과 젠트리피케이션(둥지 내몰림 현상)을 완화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주택임대차보호법과 상가임대차보호법을 주거복지·부동산 정책과 연계, 임대차 안정화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당국은 또 민간택지에도 적용하기로 한 분양가 상한제 지정 요건을 완화해 적극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이에 따라 관련 시행령을 고쳐 주택거래상승률과 거래량, 청약경쟁률 등에 따라 적용 대상 지역을 지정하는 방안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의 주거 분야 대선공약인 연간 17만호 공적임대주택 공급 방안, 또 도시재생사업의 구체적 밑그림도 로드맵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전용면적 40~60㎡ 규모의 임대·분양 혼합 공공주택인 '신혼희망타운'을 임기내 5만 가구 공급하는 방안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 그린벨트를 해제하거나 기존 공공 보유 택지를 활용해 부지를 마련한다는 게 당국의 방침이다.
2017-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