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채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세가 3년 8개월 만에 부활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에서도 배제된다.
또 주택담보대출을 이미 1건 이상 갖고 있는 세대엔 LTV(주택담보인정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가 최대 30%까지 제한되는 등 다주택자 투기나 전세를 낀 '갭투자'에 대한 규제가 대폭 강화된다.
정부는 2일 발표한 '실수요 보호와 단기 투기수요 억제를 통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통해 일련의 다주택자 규제 방안들을 내놨다. "최근의 부동산 과열 원인이 다주택자 투기 때문"이란 판단에 따른 조치다.
실제로 전체 주택거래량에서 이미 집을 갖고 있는 사람이 차지하는 비중은 10년전만 해도 31.3%였지만 최근 5년 사이엔 43.7%로 급증했다.
특히 두 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가 추가로 집을 사는 비중은 2015년 이전에 비해 2배 이상 폭증했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정부가 이날 내놓은 다주택자 규제는 전국 40곳의 청약조정대상지역으로 한정됐다. 서울 25개구 전역과 과천·성남·하남·고양·광명·남양주·동탄2 등 경기 7개시, 부산 7개구와 세종시 등이다.
이 가운데 서울 전역과 과천·세종 등 27곳은 '투기과열지구'로, 또 강남4구 등 서울 11개구와 세종 등 12곳은 '투기지역'으로 이날 지정됐다.
정부는 먼저 조정대상지역 안에서 조합원 입주권을 포함해 2주택 이상인 다주택자가 주택을 양도할 때 중과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지금은 양도차익에 따라 6~40%의 기본세율만 적용되지만, 2주택자는 여기에 10%p, 3주택자 이상은 20%p를 가산하는 방식이다. 적용 시점은 내년 4월 1일 이후 양도하는 주택부터이다.
3년 이상 보유시 기간에 따라 양도차익의 10~30%를 공제해주던 장기보유특별공제에서도 다주택자는 제외된다. 다만 장기임대주택 등 과거에도 양도세 중과 대상에서 제외됐던 주택은 이번 양도세 중과나 특별공제 배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동안 양도세 비과세 대상이던 '1세대 1주택' 요건도 조정대상지역내에서 강화된다. 지금은 2년 이상 보유하고 양도가액 9억원 이하일 때 비과세에 해당됐지만, 3일부터는 '2년 이상 거주' 요건이 추가된다.
또 내년 1월 1일부터는 조정대상지역내 분양권을 전매할 때 보유 기간에 관계없이 50%의 양도소득세율이 적용된다. 무주택자로 연령과 전매사유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할 때만 예외로 인정된다.
정부는 또 투기지역 12곳의 주택담보대출은 기존 '차주당 1건'에서 '세대당 1건'으로 제한하고, 주택담보대출을 이미 1건 이상 보유한 세대에 대해선 LTV·DTI 비율을 10%씩 강화하기로 했다.
투기과열지구나 투기지역엔 LTV·DTI가 각각 40%로 적용되는 걸 감안하면, 다주택자의 금융대출 규제는 최대 30%로 묶이는 셈이다. 중도금 대출보증 건수는 1인당 통합 2건 이하에서 전국 모두 세대당 통합 2건 이하로 제한된다. 조정대상지역 40곳은 세대당 1건만 가능하다.
당국은 다만 실수요자의 내집 마련 지원을 위해 ▲무주택세대주 ▲부부 합산 연소득 6천만원(생애최초구입자는 7천만원) 이하 ▲조정대상지역내 주택가격 5억원 이하(투기과열지구 6억원 이하)인 경우엔 LTV·DTI를 10%p 완화해 적용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다주택자의 임대주택 등록을 유도하기 위해 오는 9월 '주거복지 로드맵'을 별도로 발표하되, 필요시엔 등록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등록한 임대주택은 일단 양도소득세 중과나 장기보유특별공제 배제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또 부동산 현장점검과 불법행위 단속을 강화하기 위해 하반기중 사법경찰직무법 개정을 통해 국토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담당 공무원에게 '특별사법경찰' 직위를 부여하기로 했다.
특히 국토부·국세청·경찰청·지자체 등으로 합동 점검반을 구성, 다주택자와 미성년자 주택거래 내역에 대해선 탈루 혐의를 검증해 엄중하게 과세하고 불법행위에 대해선 형사고발 등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현행 '3년 이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 벌금'인 분양권 불법전매 처벌 규정도 '3년 이하 징역이나 1억원 이하 벌금'으로 강화된다.
국토부 김현미 장관은 "다주택자의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체계를 정비하고, 주택담보대출의 레버리지를 활용한 단기 투자유인을 억제하겠다"며 "임대주택 등록을 적극 유도해 다주택자의 사회적 역할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7-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