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쏟은 가족들 "따뜻한 밥 한 번 먹이게 도와주세요"

세월호가 침몰한 지 1089일 만에 바다를 벗어나 드디어 땅 위로 올라왔다.

해양수산부는 9일 오후 5시 30분 세월호가 반잠수식 선박을 완전히 빠져나와 양륙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마지막 항해를 마치고 전남 목포 신항에 도착한 세월호는 거치작업 난항 속에 아흐레가 지나서야 육상으로 올라설 수 있었다.

세월호 육상거치 성공 소식에 지난 3년간 애타게 기다려온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은 다시 한 번 서러움의 눈물을 쏟아냈다.

미수습자 허다윤 학생의 아버지 허흥환 씨는 "많이 힘써 주시고 함께 울어주셔서 고맙다"며 "남은 작업까지 모두 지켜봐주셔서 더 아픈 사람이 한 사람도 나오지 않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미수습자 조은화 학생의 어머니 이금희 씨도 "마지막 한 사람까지 가족 품으로 보내주겠다는 약속을 꼭 지켜주시길 바란다"며 "(은화에게) 따뜻한 밥 한 번만 먹이면 소원이 없겠다"며 눈물로 호소했다.

이날 미수습자가족들과 유가족들은 1089일 만에 땅 위로 올라오는 세월호를 지켜보기 위해 오전부터 작업현장 주변을 떠나지 않았고 작업내내 세월호를 지켰다. 

세월호가 땅 위로 완전히 올라선 오후 5시30분, 가족들은 부둥켜 안고 눈물을 흘렸다.

육상으로 올라온 세월호는 이제 최종거치 작업과 함께 방역, 세척 작업 등을 마친 뒤 본격적인 선내수색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가족들은 마지막까지 응원해달라는 말과 함께 수색업무를 맡을 작업자들에게도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미수습자 조은화 학생 아버지 조남성 씨는 "아직 방역, 안전도 검사 등 많은 작업들이 남아 있다"며 "날씨가 더워지는 상황에서 남은 과제들이 안전하게 무사히 잘 진행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이날 목포신항에는 세월호의 육상거치를 직접 보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많은 시민들이 몰렸다.

시민들은 세월호가 보이는 장소에 자리를 잡고선 노란 리본을 달며 세월호의 마지막 이동을 함께 응원했다. 

해남에서 온 강승훈(47) 씨는 "저렇게 쉽게 올릴 수 있는 세월호인데 지금까지 올리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 안타깝다"며 "미수습자들부터 하루 빨리 수습돼서 가족들 품으로 돌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던 비슷한 시기에 자식을 수행여행 보냈다는 허지현(37·여) 씨는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으면 좋겠다"며 "빨리 사고 원인이 밝혀져 희생자 가족들도 편히 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17-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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