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세월호의 육상 거치 작업에서 최종적으로 파악한 선체 무게는 결국 '1만 7천톤'이었다.
애시당초 1만7천톤 가량으로 설계를 하고 작업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보다 더 빠른 육상 거치와 미수습자 수색 개시는 물론, 선체를 훼손하는 수십개의 '천공'과 '절단'도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9일 해양수산부 이철조 세월호 현장수습본부장은 브리핑을 통해 "특수 이송 장비인 모듈 트랜스포터(M/T) 600대로 세월호 무게를 다시 계산해 본 결과 1천톤이 늘어난 1만7천톤 내외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세월호가 지난 3월 31일 목포 철재부두에 접안한 이후 육상 이송 장비인 M/T가 세월호 선체 무게를 감당하기 어려워 각종 준비 작업이 진행된 지 9일 만이다.
목포에 도착할 무렵만 해도 세월호 선체는 1만3462톤 정도로 추정돼 462톤의 무게만 줄이면 기존 준비된 장비로의 이송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이후 당국은 선체 안에 있는 펄의 무게를 고려해 1천톤 이상 늘려 잡아 1만 4600톤 정도로 추정했다.
그것도 잠시뿐, 1차 테스트 이후에는 세월호 선체 무게가 1만4600톤 보다 더 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세월호 선체의 무게가 '오락가락' 하고 있을 때 정부는 이미 세월호 선체가 예상보다 더 나갈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선체 무게가 1만4600톤 보다 더 갈 수 있다는 입장을 해수부가 발표한 지난 5일, 실제로 일부 매체는 세월호의 무게가 지금보다 최대 2천톤이 더 나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정부가 미리 준비 과정을 밟았다는 관련업체 측의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세월호 무게 때문에 운송 작업에 난항을 겪던 해수부는 선체의 실제 무게를 재놓고도 각종 추정치로 보정하는 바람에 작업에 난항을 겪어온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다.
앞서 상하이샐비지가 지난 4일 세월호를 땅으로 운송할 모듈 트랜스포터를 계약하는 과정에서 작성한 서류에는 선체 무게가 1만 6632톤으로 기록돼 있다.
같은날 해수부는 브리핑을 통해 세월호 무게를 1만 3460톤으로 추정한다고 주장했다.
업체와 해수부가 같은날 발표한 무게가 무려 3200톤이나 차이가 난 것이다. 이 시기는 1차 테스트 이전이다.
결국 실측해놓고도 각종 자료로 보정하다 보니 추정치 무게가 다소 차이가 났다는 건데, 해수부가 이를 알고도 기존 장비로 육상으로 이동을 고집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날 오후 4시 현재 세월호 선체를 이송하는 M/T가 부두 내 100m까지 진입, 결국 선체를 훼손한 수십개의 '천공'과 함께 육상으로의 운송 성공을 눈 앞에 두고 있다.
2017-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