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세월호 침몰의 안타까움과 바닷 속에서 외롭게 생을 마감한 아이들을 추모하는 상징인 '노란 리본'.
세월호 선체가 한눈에 보이는 전남 목포 신항 주변에는 어느덧 '노란 리본' 물결이 파도처럼 일렁거리고 있다.
하지만 4일 이곳을 찾은 시민들은 노란 리본을 달지 않고 떼야 했다. 이유는 무얼까.
지난달 31일 세월호가 반잠수선 화이트마린호에 실려 목포 신항에 도착하자 전국 각지에서 많은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특히 주말을 맞은 지난 1일과 2일 사이에만 4만 명 이상의 추모객들이 목포 신항을 찾았다.
신항을 찾아 세월호를 직접 본 시민들은 희생자들을 위로하기 위해 "늦어서 미안하다", "시간이 흘러도 잊지 않겠다" 등의 마음을 메시지에 담아 '노란 리본'을 목포 신항 철제 펜스에 매달았다.
신항을 찾은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어느덧 철제 펜스에는 노란색 개나리와 같은 물결로 가득찼다.
그러다보니 이젠 리본을 치우지 않고는 시야가 가려 세월호를 바라볼 수 없을 정도가 됐다.
이에 목포 신항을 찾은 시민들은 리본을 떼어 다른 곳에 옮겨 달기로 했다.
목포에서 자영업을 하는 박영국(57) 씨는 세월호가 목포에 도착한 지 닷새 만에 세 번이나 목포 신항을 찾았다.
박 씨는 "생떼 같은 자식들을 (어른들이) 죽인 것 같은 미안함에 목포 신항을 자주 찾게 된다"며 "희생자 가족들과 방문객들이 세월호를 볼 수 있도록 시민들이 자진해 리본을 옮겨달고 있다"고 말했다.
순천에서 목포를 찾았다는 조성식(32) 씨는 "세월호 선체의 인양이 마무리 단계다"면서 "이젠 차디찬 바닷속에서 생을 마감해야만 했던 아이들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인양해야 할 차례다"고 했다.
2017-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