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자' 차관도 팽개친 해수부…'늑장보고-졸속공개'에도 "완벽했다"

동물뼈로 판명된 뼛조각 발견 상황에서 세월호 인양작업을 총괄하는 해양수산부의 허점투성이 보고체계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그런데도 해수부는 단시간내에 '윗선'까지 보고돼 지휘조치가 이뤄졌다며 납득하기 힘든 해명만 쏟아내 빈축을 사고 있다.

해수부는 29일 가진 브리핑에서 전날 뼛조각 발견 당시에 대해 "최초 현장 보고는 과장이 받았고 윗선에도 보고했다"며 "해수부의 지휘는 단시간 내에 이뤄졌다"고 밝혔다.

발견 4시간 뒤에야 취재진을 통해 알게 된 미수습자 가족은 물론, 심지어 해수부 총괄 간부조차 3시간 동안 몰랐다는 CBS노컷뉴스 보도에 따른 해명 성격이다.

하지만 "윗선까지 보고돼 단시간에 조치했다"는 해수부의 해명으로는 당시 상황이 설명되지 않는다. 

현장 책임자인 이철조 세월호인양추진단장은 발견 직후 3시간 동안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스스로 밝혔다.

심지어는 해수부 '2인자'인 윤학배 차관조차 최소한 당일 오후 4시까지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긴 마찬가지였다.

윤 차관은 해수부의 긴급브리핑이 열리기 직전인 이 시간에 팽목항을 찾아 가족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윤 차관은 취재진과 만나 "아주 작은 부분이 발견된 것"이라고 단정했다. 이에 가족이나 취재진들은 치아나 손톱 등인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실제로 발견된 동물뼈의 크기가 작게는 4cm에서 최대 18cm에 이르기 때문에, '아주 작은 부분'이라는 윤 차관의 설명과는 동떨어져 있다.

게다가 윤 차관은 해수부 브리핑 직전까지도 발견된 뼈의 개수 역시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수습자인 권재근·권혁규 부자의 가족 권오복 씨는 "해수부 차관이 뼛조각 3개가 나왔다고 했다"며 "가족들은 그런 줄 알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30분 뒤 진행된 브리핑에서 이철조 단장은 "6개의 뼛조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조차도 당일밤 가족들과 함께 현장에 나간 직후 7개로 정정했다.

'윗선에 보고됐고 해수부 계통의 지휘는 단시간에 이뤄졌다'는 해명이 사실과 다르다는 걸 방증한다.

최우선을 두고 있는 희생자 수습과 직결된 뼛조각이 발견됐다면, 일단 발견 사실을 내부 지휘체계와 가족들에게 공유하는 것이 순서다.

이어 정밀한 감정을 거쳐 미수습자 유해가 맞는지 분석한 뒤 그 결과를 공개하는 것이 정상적인 절차다.

하지만 해수부는 정반대로 내부 지휘체계나 가족들에게 '늑장보고'를, 또 미수습자 유해 여부는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졸속 추정'해 공표해버린 셈이 됐다.

특히 현장 책임자인 단장에 이어 차관도 제대로 보고받지 못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3년전 세월호 침몰 당시처럼 해수부의 부실 보고체계가 또다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2017-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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