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가 3년만에 온전한 모습을 드러낸 26일 전남 진도 팽목항에는 휴일을 맞은 시민들의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가족끼리 손을 맞잡은 시민들은 성공적인 인양을 축하하는 한편, 차기정부가 진실규명과 책임자처벌에 힘써달라고 촉구했다.
시민들은 "세월호 인양은 기쁘고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세월호가 침몰한 지 1073일 만에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지만 아직 진실은 인양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시민들은 현정부에서 하지 않는다면 차기정부가 세월호 침몰에 대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진도에서 온 국어교사 고재성(58) 씨는 "세월호 침몰에 대한 진상이 규명되고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처벌돼야 세월호가 진짜 인양된 것"이라며 "진상규명과 처벌 없는 인양 성공은 껍데기만 올라온 인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학생들을 대피시키다 목숨을 잃은 박육근 선생님의 학교 후배 최정희(52·여) 씨도 이날 팽목항을 찾아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최 씨는 "세월호가 침몰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분명히 밝혀져야 희생자 가족과 국민들의 마음이 풀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탄핵 이후 얼마 안 돼 세월호가 올라왔다는 사실도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국민을 지키지 못한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세월호가 사고당시의 처참한 모습을 간직한 채 모습을 드러내지자 더욱 거세졌다.
조인식(46) 씨는 "박근혜 정부가 사고와 관련해 책임이 있을 경우에는 차기정부는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여든이 넘은 나이에 팽목항을 찾은 장분환(84·여) 씨 또한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도록 내버려둔 사람은 대통령이 아니다"라며 "차기 정부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도 세월호 침몰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전남 순천에서 온 김진열(43) 씨도 "세월호가 침몰하는 7시간 동안 대통령이 무엇을 했는지 여전히 의심스럽다"며 "선체 조사가 마무리되면 세월호를 전시해 다시는 비극적인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에 같은날 오후 팽목항을 찾은 정홍원 전 국무총리는 미수습자 가족들을 만나고 나온 자리에서 '정부는 최선을 다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정 전 총리는 "정부는 항상 최선을 다한다. 그런데 지나고 나면 아쉽고 부족한 점도 있기 마련"이라며 "(세월호참사) 그 당시에는 최선을 다한다고 노력했는데 지나고 나면 좀 부족하구나 그런게 생긴다"고 말했다.
2017-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