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목 찾은 정홍원 "가족들 항상 원하는 게 많지만…"

세월호 참사 당시 국무총리를 역임했던 정홍원 전 총리가 미수습자 가족과 만나, 가족들은 항상 원하는 게 많지만 정부는 당시 최선을 다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정 전 총리는 26일 오후 4시 5분쯤 진도 팽목항 분향소를 찾아 참배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 전 총리는 "정부는 항상 최선을 다한다. 그런데 지나고 나면 아쉽고 부족한 점도 있기 마련"이라며 "가족들 입장에서는 항상 원하는 게 많이 있으니까 부족하게 느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당시 정부 대처가 적절했다는 뜻이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그것도 세월 지나고 나면 부족하고 아쉬운 게 생긴다"고 거듭 말했다.

이어 "그 당시로서는 최선 다한다고 노력했는데 지나고 나면 그게 좀 부족했구나 하는 그런 것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정 전 총리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국무총리로서 범정부 사고대책본부장을 맡아, 사고 수습을 진두지휘하는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참사 다음날인 17일 희생자 가족들이 머물던 진도 실내체육관을 방문했다가 가족들로부터 강한 비난을 받자 곧 퇴장한 바 있다.

당시 정 전 총리가 "여러분의 심정을 충분히 안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자, 가족들이 "당장 생존자 수색 작업을 진행하라"고 반발했다.

이에 정 전 총리가 "죄송하다"며 체육관을 나가려 하자 가족들이 정 전 총리를 둘러싸며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정 전 총리의 겉옷 상의가 벗겨지고 물통과 빈 깡통이 날아들기도 했다.

또 같은달 20일 새벽에도 지지부진한 수색 작업을 견디다 못해 '청와대 항의 방문' 도보행진을 감행하던 희생자 가족들이 이를 저지하는 경찰과 대치를 벌이자 정 전 총리가 현장에 '투입'됐다.

정 전 총리는 "지금까지 나온 모든 방법들을 검토해 동원하겠다"고 말했지만, 가족들이 "믿을 수 없다"고 반발하자 별다른 소득 없이 차량에 올라 현장을 떠나려 했다.

희생자 가족들이 거듭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으라"며 정 전 총리의 차를 둘러쌌고, 정 전 총리는 3시간 가량 차 안에서 머물다 자리를 떴다.

결국 세월호 참사 11일만인 같은달 27일 정 전 총리는 세월호 침몰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하지만 안대희, 문창극 총리 후보가 구설수 속에 잇따라 낙마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정 전 총리가 사의를 표명한지 60일 만에 반려했다.

이때 유임되는 바람에 그는 의도치 않게 장기간 총리 자리를 지키기도 했다.

정 전 총리의 유임 소식에 당시 희생자 가족들의 대리인인 배의철 변호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가족들은 총리님이 타고 있는 차량을 3시간 동안 둘러싸고 아이를 살려달라며 창문을 두드리던 4월 20일을 기억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총리님은 가족들을 외면한 채 차 안에 머물렀고, 생존 가능성의 마지노선 앞에서, 초동대응에 실패한 정부에 대한 가족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고도 했다.

정 전 총리는 퇴임후 현재 박정희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2017-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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