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지출 '사상 첫 감소'…소득 증가폭도 '역대 최저'

경기 불황 속에 소비 심리가 잔뜩 움츠러 들면서, 지난해 가계 지출이 사상 처음으로 일년전보다 감소했다. 소득 증가폭 역시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3년 이래 가장 낮았다.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2016년 가계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1인당 월평균 소득은 439만 9천원으로 집계됐다. 일년전보다 0.6%p 늘었지만 2003년 이후 가장 작은 폭의 미미한 증가다.

월평균 지출은 336만 1천원으로 일년전보다 0.4%p 감소했다. 해당 통계를 작성한 2003년 이후 지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긴 이번이 처음이다.

소득별로는 사업소득을 뺀 모든 분야에서 지표가 악화됐다. 근로소득의 경우 월평균 294만 8천원으로 일년전보다 1.0%p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15년의 1.6%p 증가율보다 크게 둔화된 수치다.

이전소득 역시 기초연금 도입 효과 감소 등의 영향으로 2.1%p 증가한 44만 6천원에 그쳤다. 일년전 증가폭은 9.4%p였다. 

다만 메르스 사태로 크게 감소했던 사업소득은 기저효과 등 영향으로 1.5%p 증가세로 전환됐다.재산소득은 저금리 기조에 18.4%p 감소했다.

이에 따라 월평균 가처분소득은 358만 8천원으로 일년전보다 0.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출 가운데는 교통비가 저유가 영향으로 4.3%p 감소했다. 연료비가 포함된 주거·수도·광열비도 1.6%p 줄어들었다. 

식료품·비주류음료는 1.3%p, 의류·신발은 2.4%p 각각 지출이 감소했고, 통신비 역시 2.5%p 줄었다. 반면 담배와 술에 지출한 돈은 일년전보다 5.3%p 증가했다. 특히 담배는 담뱃세 인상 이후에도 판매량이 크게 줄어들지 않으면서 7.5%p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처럼 가계지출이 사상 첫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평균소비성향도 역대 최저인 71.1%를 기록했다. 가처분소득에서 얼마나 소비지출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한 달에 100만원을 벌었다면 71만원만 썼다는 얘기다. 

특히 지난해 4분기의 경우 평균소비성향은 69.7%를 기록, 사상 처음 70% 아래로 주저앉았다. 통계청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소득이 증가하면 소비성향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며 "저출산과 고령화 영향으로 소비지출이 줄어든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2017-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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