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에도 지난해 해외직접투자 신고액이 500억 달러에 육박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업 인수합병 목적의 투자신고액이 급증한 데 따른 결과다.
1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직접투자 신고액은 492억 4천만 달러로 일년전에 비해 18.7% 증가했다. 역대 최고치인 2011년의 465억 3천만 달러를 넘어선 규모로, 송금액 역시 352억 5천만 달러로 일년전보다 14.2% 늘어났다.
업종별로는 도·소매업 신고액이 92억 3천만 달러로 일년전보다 4배 가까이 급증했고, 부동산·임대업도 66억 5천만 달러로 44.2% 늘어났다. 제조업체가 현지 판매법인에 해외 인수합병(M&A)용 자금을 송금하면 도·소매업으로 분류된다.
금융·보험업은 122억 1천만 달러로 일년전보다 1.1% 증가에 그쳤지만 예년처럼 최대 비중을 차지했다. 제조업은 98억 5천만 달러로 0.6% 증가세를 나타냈다.
지역별로는 북미 투자 신고액이 192억 9천만 달러로 전년비 68.6% 증가한 반면, 아시아는 134억 1천만 달러로 21.9% 감소했다. 북미 투자 신고액 가운데 180억 달러는 미국이었다. 중국은 40억 달러로 일년전보다 8.8% 감소했다.
역외펀드 거점인 케이만군도 투자 신고액은 55억 8천만 달러로, 일년전보다 30% 가까이 증가했다. 투자의 대부분은 역시 금융·보험업이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기업 인수합병 목적의 해외직접투자 신고가 연말에 급증했다"며 "4분기 신고액은 182억 달러로, 분기 단위 역대 최고치였다"고 설명했다.
올해도 세계경제 성장세가 일부 회복되고 미국의 재정부양책과 원자재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해외직접투자가 한층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IMF(국제통화기금)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지난해보다 0.3%p 높은 3.4%로 내다봤다.
당국은 오는 5월 내놓을 1분기 해외직접투자 동향부터는 기존의 '신고액' 대신 국제기구들의 투자통계기준인 '송금액' 중심으로 분석할 방침이다.
신고액은 해외송금 전 외환당국에 사전 신고하는 금액, 송금액은 실제 투자가 집행된 금액을 가리킨다.
2017-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