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사라져가는 구상나무의 생존에는 봄철 수분 공급과 태풍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은 5일 "지리산과 덕유산 일대의 구상나무 나이테를 연구한 결과, 겨울철 뿌리 보온과 봄철의 수분환경이 이 나무들의 죽음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국내 고유종인 구상나무는 기후변화 영향으로 개체군이 축소돼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위기종'으로 등재돼있다.
일제시대 전후 미국의 몇몇 수목원이 종자를 가져간 뒤 특허 등록해 전세계에 판매하고 있으며, 유럽에선 '한국전나무'(Korean Fir)로 불리며 크리스마스 트리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번 연구에는 국내에선 처음으로 산소동위원소를 활용한 나이테 분석기법이 도입됐다. 나이테는 탄생부터 죽음까지 연속적인 생육 정보를 담고 있어 '블랙박스' 같은 기능을 한다.
공단 소속 국립공원연구원은 지난 1864년부터 2015년까지 150년간 살았던 구상나무 82그루의 나이테를 분석, 살아온 과정을 기상청 자료와 비교분석해 추적했다.
연구 결과 구상나무가 죽는 유형은 △태풍 등 급격한 기상 변화로 단시간에 이뤄지거나 △겨울철 이상고온 등으로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말라죽는 두 가지로 분석됐다.
겨울철 눈은 뿌리가 얼지 않도록 보온 역할을 해주고 봄철에 천천히 녹으면서 수분 공급 역할도 해주는데, 겨울철 기온이 높거나 눈이 적게 내려 말라죽게 됐다는 얘기다.
국립공원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결과를 토대로 대표적 구상나무 집단 고사 지역인 지리산 반야봉 일대의 고사목 100그루에 대한 추가 정밀 분석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017-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