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액이 얼지 않아 강추위에도 활동할 수 있는 희귀곤충을 비롯, 26종의 겨울철 자생생물이 국내에서 처음 발견됐다.
국립생물자원관(이하 자원관)은 경북대 김한순 교수팀과 함께 지난 2015년 11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발굴 사업을 진행한 결과, 겨울철 자생생물 표본 6149점을 확보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가운데 처음 발견된 생물은 미세조류와 곤충, 무척추동물 등 21종이다. 앞서 자원관은 2014년 11월부터 2015년 3월까지 제주대 김명숙 교수팀과의 1차 공동연구에서 해조류 5종을 새로 발굴한 바 있다.
연구진은 이번 2차 조사에서 영하의 온도에도 얼지 않는 체액 물질인 '생체부동액'으로 겨울철에도 활동하는 빙하곤충인 '눈밑들이'(가칭·Boreus)를 덕유산 적설지대에서 찾아냈다.
빙하기부터 적응해온 곤충으로, 추운 겨울에 오히려 활발하게 번식하는 종이다. 연구진은 "영하로 기온이 떨어지면 보통 곤충들은 변온동물이어서 생육활동이 정지된다"며 "빙하곤충의 성충들은 겨울에도 교미한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빙하곤충인 눈각다귀과의 '키오네아 카네노이'(Chionea kanenoi)와 '키오네아 미라빌리스'(Chionea mirabilis)도 덕유산 향적봉에서 발견됐다. '키오네아 미라빌리스'의 경우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국내 고유종이다.
저온과 저광(低光)에 적응된 미세조류인 '사이클로넥시스 에리누스'(Cyclonexis erinus)도 제주 동백동산에서 발견됐다. 겨울철부터 초봄까지만 짧게 출현하기 때문에 그동안 확인이 어려웠던 미기록종이다.
자원관측은 "극한 환경에서 살아남는 생물종은 저온과 저광에서도 생명 유지가 필요한 생물 산업 분야 등에서 산업 소재로 활용될 수 있다"며 "관련 연구자들에게도 기초자료를 제공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7-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