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불법으로 야간산행을 하다간 굶주린 멧돼지를 마주칠 가능성이 휠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 시내 북한산국립공원에만도 120마리 안팎의 멧돼지들이 서식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22일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2014~2016년 북한산 일대 탐방로와 인근 도심지역에 출현한 멧돼지는 대략 600건에 육박한다. 연평균 200건 가까이 되는 셈이다.
멧돼지가 출현하는 시간대는 대부분 일몰 직후부터 일출 직전까지였다. 북한산 일대에 무인카메라 38대를 설치해 2015년 5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관찰한 결과, 오후 6시부터 새벽 5시 사이에 출현한 빈도가 87.9%였다.
따라서 멧돼지와 마주칠 가능성이 높은 야간이나 새벽 시간대에 인적이 드믄 탐방로를 산책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행동이다. 현행 자연공원법상 일몰 후부터 일출 2시간 전까지는 등반이 제한돼있다.
공단 관계자는 "북한산에만 1㎢당 2.1마리 밀도에 이를 정도로 멧돼지 개체수가 적지 않다"며 "야행성이어서 야간 활동이 매우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북한산의 경우 해발고도 600m이하 저지대 탐방로 주변이나 관목이 우거져 있는 계곡부에서 멧돼지들의 흔적이 자주 확인되고 있다.
또 정규 탐방로가 아닌 비법정 탐방로의 계곡부나 물이 고여 있는 장소에서 진흙목욕탕이 발견되는가 하면, 능선과 사면에 있는 침엽수 등에서 비빔목도 자주 눈에 띈다.
평균적인 행동 반경은 2~5㎢ 수준이지만, 도심지역에 서식하는 개체들은 20㎢까지도 반경을 넓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교미 시기인 12~1월, 번식기인 5월엔 세력권 형성과 새끼 보호 때문에 사람과 마주칠 가능성도 한층 높다.
멧돼지와 마주쳤을 때는 등을 보이면서 달아나는 등의 주의를 끄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 뛰거나 소리치면 멧돼지가 놀라 공격할 위험이 크다.
멧돼지의 움직임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탐방로 주변의 나무나 바위 등 은폐물에 몸을 숨긴 뒤, 공격 위험이 있을 땐 최대한 높은 곳으로 올라가거나 갖고 있는 물건으로 몸을 보호해야 한다.
멧돼지가 알아차리지 못한 상태에서 발견했다면, 조용히 뒷걸음질해 안전한 장소로 피하는 게 좋다. 돌을 던지거나 고함을 치는 등의 위협행위는 오히려 화를 부를 수 있다.
2017-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