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이' 회장, 유엔행사 후원금 유용 의혹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지지자 모임 가운데 하나인 '반(潘)딧불이' 김성회 회장이 "반 전 총장과 만나게 해주겠다"며 공공기관 사장 등으로부터 유엔 행사 후원금을 받은 뒤 일부를 유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20일 "산하기관인 한국건설관리공사 김원덕 사장이 해당 행사에 참석해 후원금을 냈다는 제보가 접수돼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논란이 불거진 행사는 지난해 9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한국다문화센터의 '레인보우합창단' 공연이다. 김성회 회장은 다문화센터 대표를, 레인보우합창단 이사장은 충청향우회 총재 출신인 오장섭 전 건설교통부 장관이 맡고 있다.

국토부에 들어온 제보에 따르면, 김 회장은 당시 한국전력으로부터 1억원, 삼성과 현대차그룹으로부터 각각 3천만원씩을 협찬 받았다.

특히 김원덕 사장을 포함해 기업인과 스포츠연맹 회장 등 외부인 7명도 뉴욕 공연에 동행했고, 공식 협찬과 별도로 1000만~1500만원씩을 다문화센터에 냈다는 것이다.

국토부 감사관실은 김 사장의 뉴욕 동행이 적절했는지, 출장 처리는 했는지, 공금을 후원에 썼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김 사장은 "합창단 자문위원 자격으로 휴가를 낸 뒤 참석했고, 1천만원은 경비로 냈을 뿐"이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현재 다문화센터 홈페이지에 소개된 자문위원 명단에는 김 사장의 이름이 빠져있다.

제보 내용 가운데는 당시 다문화센터가 "반 전 총장과의 만남을 주선하겠다"고 약속했다거나, 김성회 회장이 후원금을 유용했다는 의혹도 포함됐다. 전체 후원금은 2억 7천만원에 이르는데 방미 일정에 소요된 경비는 절반도 안되는 1억 2천만원 수준이란 것이다.

김 회장은 반 전 총장 만남 주선 약속이나 후원금 유용 의혹을 모두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 출생인 김 회장은 연세대 운동권 출신으로, 이인제 전 의원의 보좌관을 역임한 뒤 지난 2005년엔 뉴라이트 충청포럼 창립에 관여하기도 했다.



2017-01-20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