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속 독주' 온라인쇼핑…'드론 택배' 날개 달까

정부가 새해 들어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과제로 드론(무인비행체) 상용화를 적극 추진하고 나서면서, 경기 불황에도 약진하고 있는 온라인쇼핑업계에 또다른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각종 규제로 인해 드론 택배가 국내에서 현실화되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1월부터 강원도 영월 일대에서 드론 택배를 시범운영중인 물류업체 CJ대한통운. 드론으로 영월영업소와 농업기술센터 사이 왕복 5.2km 구간에서 1kg 이하의 소형화물을 배송중이다. 재난지역이나 격오지에 드론으로 구호품이나 의료품을 전달하는 게 1차 목표다.

물류터미널에서 드론이 출발하면, 물건을 받을 사람에게 4자리 비밀번호가 통보된다. 목적지 무인택배함에 드론이 도착하면 지붕이 자동으로 열리고, 물건을 내려놓으면 닫힌다. 소비자는 전송 받은 비밀번호를 누르고 물건을 찾아간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5일 "일단 배송도 배송이지만 안전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드론에 이상이 생겨 낙하하거나 물건이 떨어지거나 했을 때 생길 수 있는 피해들에 대해 집중 연구중"이라고 설명했다.

드론에 문제가 생기면 자동으로 감지해서 낙하산이 펴지는 특허기술 덕분에 큰 피해는 아직 없다. 아파트 단지 안이나 고층건물 옥상에도 무인함만 설치하면 얼마든지 드론 택배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때문에 이미 상용화 시범운영에 들어간 미국의 온라인쇼핑몰 '아마존'처럼, 국내 온라인쇼핑업체들도 드론 택배에 잔뜩 눈독을 들이고 있다.

경기 불황에도 월 6조원 이상의 거래가 이뤄질 정도로 호황을 맞고 있는 온라인쇼핑에 한층 더 날개를 달아줄 수 있어서다. 

실제로 국회예산처가 지난 2일 공개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10년만 해도 25조원 규모이던 온라인쇼핑 판매액은 지난해엔 65조원 규모로 2.5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승용차와 차량연료를 제외한 소매판매액에서 온라인쇼핑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10.8%에서 21.7%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해당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은 배송서비스 차별화에 다들 목숨을 걸고 있는 상황"이라며 "드론 택배가 상용화된다면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상품 가격 측면에선 업체별 차별성이 희미해진 만큼, 배송을 비롯한 서비스 차별화가 온라인쇼핑업계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에선 각종 규제 때문에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 등 수요자가 몰려있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드론 택배가 사실상 불가능한 형편이다.

현행 항공법상 인구밀집지역과 가시권밖 비행(약 1km이상) 및 고고도 비행(150m이상) 등이 제한돼있어서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고층건물은 옥상에 상품을 내리면 되므로 문제가 없지만, 안보 문제 때문에 서울 등 대도시에선 사실상 드론을 날릴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항공법을 비롯한 드론 규제를 단계적으로 풀어 상용화를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국토교통부측은 오는 5월부터 영월과 전남 고흥 등 교통이 불편한 지역에 드론을 활용한 우편배달 서비스를 시범 적용할 예정이다.

기획재정부도 새해 경제정책방향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분야별 투자 활성을 위해 드론에 대해선 실증사업을 확대하겠다"며 "가시거리밖 비행과 야간비행 등이 가능하도록 특별운행허가제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드론이 상용화되면 당장 택배업계는 활용도가 높아질 전망이지만, 온라인쇼핑업계가 아마존처럼 드론택배를 직접 운영하려면 넘어야 할 산도 높다. 

국내 규정상 물건 배송은 택배업계에 위탁하도록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셜커머스업체인 쿠팡의 '로켓배송'을 두고 불법 논란이 불거졌던 것도 같은 배경에서다.

온라인쇼핑몰 한 관계자는 "업계 전체가 드론 택배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으면서도 구체적인 계획조차 구상하기 힘든 게 바로 '칸막이 규제' 때문"이라며 "정부가 드론 상용화에 의욕을 보이고 있는 만큼, 추가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2017-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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