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최순실(60)씨의 조카인 장시호(37)씨가 재학중 학사경고를 3번 이상 받아 제적돼야 하는데도 연세대가 학칙을 위반해 특혜를 준 사실이 확인됐다.
또 장씨처럼 제적돼야 하는데도 아무 일 없이 넘어간 연세대 체육특기자가 115명에 이르지만, 학위 취소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교육부는 지난 5일부터 14일까지 실시한 연세대 현장점검 및 사안조사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지난 1996년 이후 2012년까지 체육특기자 685명 가운데 재학중 3번 이상 학사경고를 받았지만 제적 처리되지 않은 사람은 115명에 달했다.
연세대는 지난 2013년 '체육특기자 제적 면제 조항'을 신설했지만, 2012년까지 학칙에는 학기 성적 평량 평균이 1.75 미만인 경우 학사경고를 주고 3회 누적되면 '성적불량'으로 제적하도록 했다.
체육특기자 가운데는 학사경고를 10번 받고도 경영학과를 졸업한 경우도 있는가 하면, 8번 이상을 받고도 제적 처리되지 않은 사람이 11명이나 됐다.
장씨 역시 2003년 8월 체육교육학과를 졸업했고, 1998년 함께 입학한 체육특기자 45명 가운데 55.5%인 25명이 제적 처리 대상인데도 별다른 조치없이 졸업했다.
학과별로는 사회체육교육과와 체육교육과가 각각 29명과 27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영학과 24명, 국어국문학과 8명, 법학과 7명, 행정학과와 스포츠레저학과가 각각 6명, 신문방송학과 3명, 사회복지학과 2명, 문헌정보학과·심리학과·정치외교학과는 각각 1명씩이었다.
종목별로는 럭비풋볼이 29명, 야구와 축구가 각각 24명, 아이스하키 22명, 농구 15명, 승마 1명이다.
이처럼 장씨를 비롯한 체육특기자들의 학사 특혜가 사실로 확인됐지만, 학위 취소로 이어지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정부법무공단과 로펌 두 곳에 법률 자문한 결과, 현 시점에서 소급해 학위 취소 조치를 내리긴 어렵다는 게 종합적인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체육특기자들이 졸업이수 학점을 모두 취득했고 △학사경고는 대학 자체적인 관리 수단인 데다 △제적 조치 대상임에도 학교에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에 대한 기대이익이 발생한 점 등을 감안했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다만 연세대가 고의 또는 과실로 학칙을 스스로 위반해 고등교육법 35조를 어겼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이달말부터 내년 2월까지 100명 이상의 체육특기자가 있는 17개 대학을 상대로 학사관리 실태를 점검한 뒤 행정제재 수준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교육부측은 "체육특기자가 있는 84개 대학에 대해서도 서면 등으로 전수조사를 벌일 계획"이라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체육특기자 학사관리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연세대에 대한 교육부의 이번 조사에서 장씨의 입학 특혜 여부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현장조사에서 입학 관련 자료를 찾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특혜 입학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국민의당 송기석 의원에 따르면, 장씨는 고교 시절 학급 꼴찌 등 최하위권 성적을 달렸지만 성적 장학금까지 받으며 연세대에 입학했다. 특히 장씨가 입학하기 전 승마특기생이 신설된 걸 두고도 특혜 의혹이 불거져왔다.
2016-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