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이준식 장관이 거센 폐기 요구에 직면한 국정 역사교과서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지금까지 보여온 모호한 태도에서 크게 벗어난 입장은 아니지만, 박근혜 대통령 탄핵 여부와 맞물려 있는 시점이어서 정부의 국정화 강행 방침이 바뀔지 주목된다.
이 장관은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 역사교과서국정화저지특별위원회와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유은혜 위원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국정교과서는 처음부터 계획된, 매우 정치적인 목적의 참 나쁜 교과서"라며 즉각 폐기를 촉구했다.
다른 특위 위원들도 오는 9일 탄핵 표결 직후 교육부가 국정화 중단 입장을 결정해 발표하라고 강력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위원님들의 국정교과서 폐기 제안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국민들이 납득할 수준의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어 "다음주중 국정교과서 정책 변경을 발표하긴 어려우나 오는 3월 학교 현장의 혼란이 초래되지 않도록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며 "12월 안에 결정하겠다"고도 했다.
국정교과서 현장검토본에 대한 의견수렴 기간이 오는 23일까지인 걸 감안하면, 이 장관의 이같은 답변은 그간의 태도와 다를 바 없는 원론적 수준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이날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박 대통령 탄핵투표와 함께 국정화 작업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등 반발 기류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어, 여론에 밀린 교육부가 후퇴한 방안을 내놓을 개연성도 적지 않다.
조 교육감은 이날 "대통령 탄핵 이후에도 국정 역사교과서를 철회하지 않으면 이준식 장관에 대한 해임을 국회에 요청하겠다"고 경고했다.
교육부 안팎에서는 당장 내년 3월부터 '획일적인 국정교과서 적용'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2015교육과정이 도입되는 2018년으로 1년 유예하지 않겠냐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교육부가 지난달 28일부터 진행하고 있는 현장검토본 의견수렴에는 6일 자정 기준으로 2085건이 접수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2016-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