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대리시험 의혹' 교수는 '박정희 미화' 소설가

정유라(20)씨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및 학점 특혜 의혹이 모두 사실로 확인된 가운데, 정씨의 '대리시험'과 '대리수강' 의혹에 연루된 담당 교수가 박정희 전 대통령을 미화하는 소설을 쓴 저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 이준식 장관은 18일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K무크 '영화스토리텔링의 이해'라는 과목에서 정유라가 기말시험에 응시하지 않았는데도 답안지가 제출됐다"고 밝혔다.

이어 "대리시험 의혹은 물론 온라인 강의에서 대리수강 흔적도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누군가 정씨 대신 수강해 시험을 치렀거나, 담당 교수가 개입했을 개연성이 높은 대목이다.

K무크는 대학교수 강의를 일반에게도 무료 수강할 수 있게 해주는 공개강좌로, 이대는 사업 초기인 지난해부터 적극 참여해왔다. 참여 대학은 학부교육선도대학육성사업(ACE)과 대학특성화사업(CK) 등 각종 재정지원사업에서 가산점을 받게 된다.

문제가 된 '영화스토리텔링의 이해' 과목을 맡은 교수는 융합콘텐츠학과 류철균(50) 교수다. 류 교수는 이인화라는 필명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 미화 논란이 불거진 소설 '인간의 길'을 1997년 발표하기도 했다.

류 교수는 특히 국정 농단의 주역 가운데 한 명인 차은택(47·구속)씨와 함께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문화융성위원회에서 함께 활동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의 제안으로 미르·K스포츠 재단처럼 대기업들로부터 단기간에 수백억원을 모금해 설립된 청년희망재단의 초대 이사도 맡았다.

그동안 이화여대 안팎에서는 대리시험을 포함하더라도 정씨의 과목 수강이 인정되기 힘든 상황에서 류 교수가 '가점 10점'을 아무런 이유없이 부여했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이에 대해 류 교수는 "학점을 줄 당시 정유라가 최순실씨 딸이란 사실을 몰랐다"며 "다른 학생들과 같은 기준으로 줬다"고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관은 "대리시험을 누가 봐준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아 수사 의뢰했다"며 "일단 기말시험 날짜에 정씨가 국내에 없던 것은 출입국 조회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2016-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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