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치러진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국어와 수학, 영어 모두 지난해 수능이나 6·9월 모의평가보다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수학나형을 비롯, 문이과통합으로 치러진 국어에서도 과학 및 계산형 지문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문과생들에게 상대적으로 불리할 전망이다.
입시상담 교사와 전문업체들의 분석에 따르면, 1교시 국어의 경우 변별력이 높은 고난도 지문과 문항이 상당수 출제돼 상위권 변별력을 가를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학과 화법 및 작문 등은 평이하게 출제된 반면, 과학이나 사회 등 비문학 지문이 상당히 까다롭게 출제됐다는 것. 대성학력개발연구소 이영덕 소장은 "중세고전문법과 과학 등 비(非)문학지문이 까다롭게 출제돼 시간이 부족한 수험생들이 많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끓는물 수능'이란 평가를 받았던 지난해 수능에서도 국어영역은 어렵게 출제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만점자는 문과생들이 주로 응시한 B형의 경우 0.3%, A형은 0.8%였다. 반면 올해 수능은 0.1%를 기록했던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좀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2교시 수학 영역도 문이과 모두 변별력이 높아졌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특히 문과생들이 주로 치르는 수학 나형이 상당히 어렵게 출제돼 '심리적 타격'이 클 것이란 분석이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임성호 대표는 "문과 수학의 1등급 커트라인이 84점 안팎으로 추정될 정도"라며 "국어 영역의 과학 및 계산형 지문 역시 이과생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수능 당시 1등급컷은 95점, 지난 6월 모평은 91점, 9월 모평은 92점이었다. 반면 이과생들이 주로 치른 수학 가형의 1등급컷은 지난해 수능이나 올해 모평과 마찬가지로 96점 안팎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부터 절대평가로 바뀌는 영어 역시 "쉽게 출제될 것"이란 예상을 깨고 변별력있는 문항이 일부 포함됐다는 평가다. 최상위권 수험생들 사이에서 당락을 가를 수 있다는 얘기다.
이투스 이종서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영어의 경우 9월 모평보다는 어렵게 출제됐다"며 "90점 이상 누적인원은 대략 8% 안팎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영수 영역 모두 어렵게 출제되면서, 각 영역의 등급컷과 만점자 비율도 지난해보다 모두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과에선 수학이, 이과에선 국어와 영어가 상위권 학생들의 변별력을 가르는 잣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임성호 대표는 "고3 학생들보다는 평소 수능 성적이 높은 재수생들이 올해 정시에선 더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며 "남은 수시 논술과 구술면접 등에 집중해서 합격 전략을 짜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영덕 소장은 "상위권과 중하위권간 성적 차이가 많이 날 것"이라며 "이제는 가채점을 정확히 해서 어느 대학에 갈 수 있는지 따져보는 게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전국 85개 시험지구, 1183개 시험장에서 실시된 이날 수능에는 60만 5987명이 지원했다. 이 가운데 재학생은 45만 9342명, 졸업생 등은 14만 6645명이다.
수능을 주관하는 교육과정평가원은 21일 오후 6시까지 문항 및 정답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은 뒤, 오는 28일 최종 정답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다음달 7일까지 성적표가 통지되며, 성적표엔 표준점수와 백분위, 등급이 표기된다.
2016-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