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세 명의 콜레라 환자가 발생한 가운데, 이들이 집중감염된 거제 지역에서 지금까지 신고된 설사 환자는 100명가량인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 정기석 본부장은 3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거제 쪽에서 지금 100건 정도의 설사환자 신고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특히 "이번 콜레라는 9월말까지 산발적으로 지속될 수 있는 환경"이라며 "앞으로 한 달 동안 집단발생이 안 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지금부터 한 달간은 콜레라균이 계속 증식할 수 있는 상황이란 것이다.
이어 "아직은 산발적 발생이라고 보고 있다"며 "같은 거제시라 해도, 많이 떨어져 있는 지역에서 이렇게 발생하는 것 자체는 어떤 방역조치로 막기엔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감염 경로에 대해서는 "분명한 것은 비브리오 콜레라균의 태생은 바다"라며 "바다에서 태어나 여러 경로를 통해 사람한테 들어오게 되는 것이지, 산이나 일반 공기에 있는 균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지난해나 재작년에 비해 거제 앞 바다에서 비브리오균들이 더 많이 자란다는 증거는 현재로선 없다"며 "오늘 플랑크톤을 채집하기 위해 배를 띄우려다가 풍랑이 심해 채취를 못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질본은 국내 세 번째 콜레라 환자가 전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이날 오전 밝혔다. 거제 지역에 거주하는 64세 남성으로, 지난 24일 설사 증상을 보여 거주지 인근 정내과에 내원한 뒤 이튿날 대우병원에 입원했다.
하지만 탈수가 심해 급성신부전까지 생기자 26일 부산에 있는 동아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정기석 본부장은 "이 환자는 현재 완치가 되어 오늘 퇴원했다"며 "이 남성의 부인은 설사 증상이 있었지만 콜레라균은 음성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세 번째 환자는 역학조사 과정에서 "시장에서 산 오징어와 정어리를 구워먹거나 데쳐 먹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두 명의 환자와는 달리 '날것'을 먹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정 본부장은 "우리도 그 얘기를 듣고 좀 놀랐다"며 "만약 오징어와 정어리 때문에 감염됐다면 데치는 정도가 조금 덜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추정했다.
"정어리의 생선껍질이나 아가미 부분이 좀 덜 구워진 상태이고, 공교롭게도 그 부위에 콜레라균이 많이 있었다면 섭취가 가능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정 본부장은 "이론적으로 콜레라균은 10의 3승에서 8승까지 아주 대량으로 들어가야 감염된다"며 "어떤 식중독균은 10마리만 먹어도 감염되지만, 콜레라균은 최소 수천만 마리에서 수억 마리까지 먹어야 감염된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 환자에게서 분리된 콜레라균은 혈청학적으로 독소 유전자를 가진 'O1형'이며, 앞서 발생한 2명의 환자와 같은 생물형인 '엘 토르'(El Tor) 형으로 확인됐다.
당국은 앞서 두 명의 환자와 유전형까지 같은지 확인하기 위해 해당 균의 유전자 지문을 분석하고 있다. 거제시보건소는 세 번째 환자가 처음 방문한 정내과에 대해선 "수양성 설사 환자 발생 신고를 지연했다"며 경찰에 고발했다.
2016-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