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 당했다" 거짓말 논란…미국 수영선수들 긴급체포


미국의 수영 선수 라이언 록티(32)는 리우에서 정말 강도를 당한 것일까. 


브라질 법원이 18일(이하 한국시각) 리우에서 강도를 당했다고 주장한 록티와 같은 팀의 제임스 페이건(27)에게 출국 금지 명령을 내리고 수색영장을 발부했다.


또 같은 팀의 잭 콩거(22)와 군나르 벤츠(20)는 출국 직전 비행기에서 체포돼 구속됐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록티는 이미 퇴촌해 귀국한 상태이며, 페이건은 아직 브라질에 체류중이지만 정확한 위치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록티를 비롯한 이들 4명의 수영 선수는 지난 14일 밤 리우 중심가에서 열린 파티에 참석한 뒤 숙소로 돌아가던 길에 강도를 당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미국올림픽위원회(USOC)는 "록티와 미국 수영 대표팀 선수 3명이 무장한 남성들로부터 강도를 당했다"며 "무장 경찰로 위장한 강도들이 록티와 다른 3명의 선수가 탄 택시를 세우고 돈과 소지품을 요구했다"고 발표했다.


당사자인 록티 역시 미국 NBC와의 인터뷰에서 "차에서 내리라는 강도들의 요구를 거부하자 총을 꺼내 내 머리에 겨눴다"며 "지갑은 빼앗겼지만 휴대폰과 신분증 등은 남겨눴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브라질 법원은 미국 선수들의 증언에 일관성이 없다며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브라질 법원의 케일라 블랑크 판사는 "이들이 경찰 조사에서는 오전 4시에 선수촌을 떠났다고 했지만 선수촌 CCTV에 잡힌 출발 시각은 오전 5시 50분"이라며 "강도를 당했는데 선수들이 농담하며 선수촌에 들어가는 장면도 포착돼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또 이들을 선수촌으로 데려다줬다는 택시 기사를 비롯, 핵심 증인 등을 찾을 수 없는 점도 브라질 법원의 이번 판단에 작용했다.


브라질에선 범죄 신고가 거짓으로 드러날 경우 6개월간 구금되거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리우 현지 경찰은 "미국 선수들이 거짓 신고 혐의로 기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록티측 제프 오스트로 변호사는 "브라질 법원의 주장은 현지 경찰이 리우 치안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모면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미국 일간지인 뉴욕타임스는 "유명 선수들이 직접 피해를 입은 이 사건 이후 브라질 치안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됐다는 반응이 많았다"며 "하지만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문제가 되면서 브라질에선 자국 평판을 음해하려는 시도 아니냐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록티·군나르·벤츠는 이번 대회 계영 800m에서, 페이건은 계영 400m에서 각각 금메달을 획득했다. 브라질이 이들을 실제 기소할 경우 미국과의 외교적 갈등도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2016-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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