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에 걸려 위를 절제한 50대 중반의 선수가 여보란 듯 금메달을 목에 걸어 감동을 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요트 혼성부 나크라17 종목에 출전한 아르헨티나의 산티아고 랑헤. 올해 55세로 해당 종목 출전자 가운데 최고령임은 물론이다.
랑헤는 17일(이하 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리나 다 글로리아에서 열린 해당 종목 결선에서 세실리아 카란사 사롤리(30·여)와 팀을 이뤄 우승을 차지했다.
랑헤가 처음 올림픽에 출전한 건 1988년 서울 대회. 이후 2008년 베이징 대회까지 다섯 차례 연속으로 지금은 사라진 토네이도 카타마란 종목에 출전했다. 그 과정에서 동메달 2개를 따내기도 했다.
랑헤는 이날 생애 여섯 번째 올림픽에서 첫 금메달을 따내며, 현재까지 이번 대회의 최고령 메달리스트로 기록됐다.
1년여전 암에 걸려 위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은 뒤 이뤄낸 우승이기에 더욱 빛나는 성과다. 특히 이번 대회엔 두 아들인 야고(28)와 클라우스(21)까지 요트 남자 2인 49er 종목에 동반 출전, 결선에 진출한 상황이어서 기쁨도 두 배다.
랑헤는 "이번 올림픽의 매 순간순간이 감격스러웠다"며 "스포츠는 인내하는 법을 포함해 많은 것을 내게 가르쳐줬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랑헤는 이날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두 아들을 껴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혈기왕성하던 올림픽 첫 출전 당시 금메달을 땄다 해도, 이번 메달처럼 의미가 남다르진 않았을 것이다.
2016-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