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적 일본을 꺾은 대한민국 여자 배구팀이 기세를 몰아 9일(한국시간) 오전 8시 30분 러시아 사냥에 나선다.
역대 전적 7승 44패. 올림픽 무대에서도 7번 만나 7번 모두 졌다. 하지만 일곱 번 넘어져도 여덟 번 일어나는 '칠전팔기' 정신이 둥근 배구공에 적용되지 말란 법은 없다.
일단 관건은 러시아의 '고공 장벽'을 어떻게 넘어서느냐다. 우리 대표팀의 평균신장이 180cm인 데 비해 러시아는 186cm로 높다. 일본팀의 176cm보다 10cm 높은 벽이 네트 너머 솟아있는 셈이다.
러시아의 '쌍포'인 곤차로바와 코셀레바는 각각 194cm와 191cm. 스파이크 높이는 315cm를 훌쩍 넘는다. 신장 2m가 넘는 다리아 말리기나도 언제든 코트 위에 설 수 있다.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 공격수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김연경이 192cm로 필적할 만하지만, 높이만으로 맞붙어선 러시아의 역대 전적에 1승만 보태줄 뿐이다.
일본전에서 30득점을 올린 김연경도 "러시아는 강팀이다. 어려운 상대"라며 만만치 않은 일전이 될 것임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우리 대표팀이 선택한 필승 카드는 '변속'이다. 강공에 강공 일변도로 맞서는 대신, 다양한 공격 구사와 강약 조절이야말로 러시아를 넘어설 열쇠가 될 거란 얘기다.
이정철 감독은 "신장이 좋은 상대와 마주치면 템포 조절이 필요하다"며 "변칙적인 플레이를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전략의 일단을 내비쳤다.
이 감독은 "(러시아는) 힘이 좋은 선수들이니 블로킹으로 득점을 내려고 하기보다는 손에 맞춰 한 차례 위력을 반감시킨 뒤 우리 플레이로 만들어나가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일본전에서 위력을 떨친 양효진의 블로킹은 이번 러시아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팀내에서 가장 강한 서브를 날리는 김희진의 에이스 성공률도 견고한 러시아 군단에 빈틈을 만드는 촉매제 기능을 할 수 있다.
러시아는 아르헨티나와의 1차전에서도 곤차로바와 코셀레바의 고른 활약으로 3대0 완승을 거뒀다. 지난해 월드컵에서 0대3 완패를 당한 우리 대표팀이 이번엔 충천한 사기를 바탕으로 설욕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2016-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