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돼지 망언'으로 파면이 확정된 나향욱(47) 교육부 전 정책기획관의 당시 발언 내용이 담긴 녹취록과 녹음파일이 공개됐다.
교육부가 19일 열린 인사혁신처의 중앙징계위원회에 제출한 해당 녹취록과 녹음파일은 나 전 기획관이 지난 7일 서울 종로의 한 식당에서 경향신문 기자들과 나눈 대화 내용을 담고 있다.
당시 나 전 기획관이 "나는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민중은 개돼지로 보고 먹고 살게만 해주면 된다"는 등의 발언을 해 기자들과 한 차례 언쟁이 불거진 뒤,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교육부 직원이 녹음한 것으로 3분 15초 분량이다.
녹음 파일을 들어보면, 나 전 기획관은 '민중은 개돼지' 발언에 대해 "그냥 저는 그냥 인용한 거에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면서도 '본인의 개인 생각이라는 것이냐'는 기자의 추궁에는 "그렇지요"라고 대답한다.
특히 '본인의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냐'고 기자가 거듭 확인했음에도 "그거는 다음에 만나서"라며 즉답을 회피했다. 문제의 발언들에 대해 기자들이 수차례 해명을 요구하는 과정에서도 본인의 뜻을 굽히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경향신문은 지난 9일자 보도에서 "수차례 해명 기회를 주었으나 나 기획관은 처음 발언을 거두지 않았다"며 "(기사가 나간 후인) 8일 저녁 대변인과 함께 경향신문 편집국을 찾아와 사과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징계위는 해당 보도와 녹음 파일 등을 토대로 나 전 기획관에 대해 공무원 징계 중 가장 수위가 높은 '파면'을 확정했다. 교육부는 징계의결서를 통보받는 즉시 인사 조치에 착수하겠다는 방침이다.
2급 이상 고위공무원 임용권은 대통령이 갖고 있기 때문에, 교육부가 '파면 임용제청'을 하면 박근혜 대통령의 최종적인 인사발령을 통해 파면이 이뤄지게 된다. 파면이 확정되면 나 전 기획관의 공무원 임용은 5년간 제한되며, 퇴직금도 본인이 낸 절반만 일시금 형태로 돌려받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나 전 기획관에게도 '징계처분 사유설명서'가 발송되고, 본인은 이로부터 30일 안에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을 제기할 수도 있다. 소청심사위 결정에도 불복할 경우엔 90일 안에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절차도 남아있다.
다음은 당시 나향욱 전 기획관의 해명 발언을 담은 녹취록 전문이다.
| 교육부 나향욱 전 국장 망언 당시 녹취록 전문 |
| 경향신문 송현숙 정책사회부장 : 그런 생각을 가진 분이 우리 공직에 계신것이 저희는 상당히 유감스럽고요.
교육부 이승복 대변인 : 부장님 저기 그래도 그래도 제가 말씀드리면, 또 저하고 부장님과의 관계. 송 부장 : 누구와의 관계? 이 대변인 : 저하고 부장님과의 관계 또 그런 부분에서 또 이렇게 이런 자리를 했는데. 너무 또 좀 그렇게 하는 거는, 제가 또 죄송스럽고. 그래서 이거는 정말 순수하게. 아까 그 뒤의 부분은 개인적인 이야기라고 하시고 그렇게 정리를 하시고. 송 부장 : 개인적인 이야기가 만약에 공직자가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세요? 대변인은? 네? 이 대변인 : 아니 그거는 이제 표현의 부분인데. 송 부장 : 제가 누구인지 알고 계신 상태에서 지금 얘기를 하셨는데. 이 대변인 : 그거는 표현의 부분인데 송 부장 : 저를 뭐 너무 가볍게 생각하셨든지, 뭐 어떻게 그랬을 수 있지만, 결론.. 교육부 나향욱 전 정책기획관 : 전혀 그런 게 아니고. 송 부장 : 그런 거 아니고. 별로 문제의식 못느끼시죠 지금? 네? 나 전 기획관 : 아니 저는 그렇게 생각할 줄은 진짜 몰랐어요. 그러니까 어떻게 공직자로서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느냐, 공사.. 공사 간을 떠나가지고 어떻게 공직자로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고위 공직을 하고 있느냐에 대해서 문제 제기하신 거 아닙니까. 근데 솔직히,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그렇게 생각하실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안했어요. 꿈에도 생각 안했고. 송 부장 : 제가 그러면 동조하실 거라고 생각하셨나 보죠? 나 전 기획관 : 아니, 아니, 아니, 그게 아니고. 그런 식으로 생각하실 거라고는 생각을 안했다는거죠. 송 부장 : 그럼 어떻게 생각하실 거라고 생각하고 저한테 그런 얘기를, 편하게 얘기를 하셨나요? 네? 나 전 기획관 : 개돼지라는 이야기는 왜 나왔냐면, 그 뭐에요 베테랑인가 그 영화 있잖아요. 송 부장 : 네, 내부 고발 그 뭐지? 그거? 내부자들. 나 전 기획관 : 거기서 어떤 언론인이 이야기를 한 내용이잖아요. 그거를 그냥 저는 그냥 인용한 거에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송 부장 : 인용을 어떻게 그런 방식으로 인용하실 수 있으세요? 네? 나 전 기획관 : 그걸 공직자로서 이야기한 게 아니고. 공직자로서 이야기한 게 아니고. 송 부장 : 아니 개인이어도. 제가 지금 경향신문 정책사회부장으로서 지금 여기 와있습니다. 저를 어떻게 보길래, 그렇게 얘기를 하셨냐고요. 나 전 기획관 : 알겠습니다. 아니 그렇다면 제가 제가, 경향 신문의 부장으로 계시는 거를 제가 잠깐 망각하고 잠깐 망각하고. 그냥 이렇게 편하게 대했다고 그렇게 생각해주십시오. 죄송합니다. 송 부장 : 그게 본인의 생각이라는 거죠? 개인적인 생각? 나 전 기획관 : 그렇지요. 송 부장 : 알겠습니다. 나 전 기획관 : 그런 거였어요. 송 부장 : 몇시 차라구요? 교육부 이재력 홍보담당관 : 10시 반입니다. 송 부장 : 가셔야겠네 이 홍보담당관 : 부장님 감사합니다. 오늘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부장님 뵙고 싶어서. 나 전 기획관 : 저도 한잔 주십시오. 그래서 그런 거에요. 송 부장 : 진짜 어이가 없네요. 영화 대사 말처럼. 홍보담당관 : 부장님 감사합니다. 송 부장 : 네 송 부장 : 본인의 생각은 변하지 않으셨다는거죠? 나 전 기획관 : 그거는 다음에 만나서. 송 부장 : 다음에 얘기해주세요. 홍보담당관 : 한달 후에. 송 부장 : 전해주셔도 됩니다. 저는 시간이 없으니까. 나 전 기획관 : 네네 알겠습니다 송 부장 : 다음에 왜 만나요. |
2016-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