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돼지 망언' 국면에서 사퇴 가능성을 내비쳤던 이준식 교육부 장관이 14일 '없던 일'로 입장을 정리했다.
이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 나향욱 전 정책기획관의 '민중은 개돼지' 망언에 대해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면서도 사퇴하지 않을 뜻임을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의원은 "이 문제와 관련해 총체적 책임을 지는 장관의 거취 문제도 생각하게 된다"고 거론했다.
이에 이 장관은 "제 거취와 관련해선 이번 일을 계기로 그야말로 교육부의 공직기강을 확립하고 지속적으로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서 교육부가 쇄신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그런 교육부로 재탄생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현재 추진중인 여러 교육 개혁들을 차질 없이 완수하는 것이 더 책임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또 "중징계를 요청하면서 파면 의견을 같이 요청했다"며 "충분한 파면의 사유를 적시했고,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더 보강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장관은 지난 11일 교문위 회의 때엔 "책임을 지고 교육부 장관이 물러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는 더민주 도종환 의원의 지적에 대해 "저도 그 부분까지 생각하고 있다"며 사퇴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하지만 12일 나 전 기획관에 대한 파면 요구를 계기로 사흘 만에 '사퇴 거부'로 입장을 바꾼 형국이 됐다. 이 장관이 책임을 완수하겠다고 밝힌 '교육 개혁' 가운데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작업이나 누리과정 예산 전가, 이공계 중심 대학 구조조정처럼 논란의 소지가 다분한 정책들이 다수 포함돼있다.
이에 따라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이번 망언을 개인적 차원이 아닌, 현 정부 교육정책 전체를 대변한 것으로 보고 이 장관의 사퇴를 촉구해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현 정권의 불평등 교육 정책이 교육부 고위 관료의 입을 통해 드러난 것"이라며 "이러한 정책을 바꾸기 위해 이 장관이 총체적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정래 작가도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장관이라는 사람들이 사람의 인성도 파악하지 않고 핵심 부서에 집어넣어 정책가로 만들었다"며 "이 사람만 파면시킬 게 아니라 이런 무책임한 사람을 뽑아 일을 시킨 장관도 책임지고 물러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회의에서 교육부는 "지난 9일부터 나흘간 자체 조사한 결과 나 전 국장에 대해 국가공무원법상 '품위 유지의 의무' 위반에 따른 중징계를 내렸다"고 밝혔다.
나 전 기획관은 조사 과정에서도 자신의 발언 취지와 본심이 다르게 해석됐다며 "내가 전혀 하지 않은 얘기까지 기사로 쓰진 않았겠지만 다소 과장한 부분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또 문제의 만찬 당시 동석했던 대변인실 관계자 2명에 대해서도 "동료 공무원이 술에 취해 부적절한 발언을 하는 걸 방치하고, 기사화 가능성이 충분히 예견됐음에도 바로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며 경징계 조치했다.
2016-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