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듣던 '일당독재' 눈앞에 오나


헌정 사상 처음으로 여의도 국회에 '제1교섭단체'만 남는 상황이 도래하고 있다.

'제2교섭단체'인 민주당의 의원 총사퇴가 임박하고, 제3교섭단체인 선진과창조의모임도 '정족수'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

먼저 민주당은 전날 최문순 의원에 이어, 24일 정세균 대표와 천정배 의원이 잇따라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민주당은 전날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도 소속 의원 전원이 정 대표에게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하고 판단을 일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는 일단 본인의 사퇴서만 이날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제출했지만, 한 당직자는 "의원 전원의 사퇴서도 조만간 제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민주당이 결국 의원직 총사퇴를 단행하고 전면적 장외투쟁에 나설 경우, 교섭단체 등록까지도 취소할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정 대표는 이미 "18대 국회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럴 경우 국회내에는 한나라당과 선진창조의모임 두 곳만 정식 교섭단체로 남게 된다. 그러나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선진창조의모임 역시 교섭단체 지위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색깔 차이'에도 겨우 교섭단체 명맥을 유지해왔지만,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가 전날 항소심에서도 의원직 상실에 해당하는 형을 선고받았기 때문.

현행 규정상 국회 교섭단체로 등록하려면 현역 의원 20명 이상의 요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이에 따라 '의석수 18석'의 자유선진당은 창조한국당과 손잡고 부족한 두 석을 채워왔지만, 문 대표가 의원직을 상실할 경우 법적 교섭단체 지위를 잃게 된다.

창조한국당은 현재 문 대표를 비롯, 이용경 의원과 유원일 의원 등 3명의 현역의원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유원일 의원은 '금배지'를 다는 순간부터 교섭단체 '선진과창조의모임'에 합류하는 건 극구 거부해왔다. 선진당으로서는 애가 탈 수밖에 없는 상황.

만약 국회에 교섭단체 한 곳만 남는 상황이 온다면 의정 운영은 어떻게 될까. 답은 간단하다. "국민만 보고 정치하겠다"던 한나라당의 오랜 공언이 현실화되는 것.

교섭단체 원내대표간 협상도, 각 상임위의 간사간 협의도 모두 필요없다. 한나라당이 그토록 원해온 '법안 속도전'도 가능하다.

정쟁과 대립, 그리고 물리적 충돌까지 불사해온 여야.

교섭 상대를 잃게 되는 한나라당은 '앓던 이'가 빠진 것처럼 속 시원해할까, 아니면 그래도 뭔가 아쉽다는 생각이 조금이나마 들게 될까.


2009-07-24 오후 4:15:28 | ONnOFF에 올린 글입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