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어린이집 여전히 '태부족'…학교는 21% 불과

직장어린이집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데도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사업장이 절반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29일 "육아정책연구소에 의뢰해 올들어 이달말까지 실태를 점검한 결과, 전국 의무사업장 1143곳 가운데 직장어린이집을 제대로 운영하고 있는 곳은 52.9%인 605곳"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578곳(50.5%)은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했고, 27곳(2.3%)은 위탁을 통해 운영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체의 47.1%인 538곳은 설치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고, 이 가운데 146곳은 아예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사업장 유형별로는 국가기관의 이행률이 79.7%로 가장 높았다. 지방자치단체가 69.9%로 뒤를 이었고 기업은 48.4%였다.


특히 대학을 비롯한 학교들은 이행률이 21%에 불과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영유아보육법에 따르면, 상시 여성근로자 300명 이상 또는 상시 근로자 500명 이상인 사업장은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해야 한다.


사업장 단독 또는 다른 사업장과 공동 운영하거나, 여의치 않을 때엔 지역의 다른 어린이집에 위탁할 수 있다. 


복지부는 미이행 사업장 538곳 가운데 △신규사업장 22곳(6.1%) △설치중인 사업장 176곳(48.8%) △공표가 필요없는 162곳(45.0%) 등을 제외한 178곳의 명단을 공개했다. 또 조사에 응하지 않은 146곳의 명단도 복지부 및 고용노동부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설치 의무를 지키지 않은 사업장 4곳중 한 곳은 "설치 장소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댄 것으로 집계됐다. "보육대상이 부족하다"는 응답은 24.4%, "사업장 특성상 어렵다"는 답변도 20.5%였다.


정부가 실태조사를 처음 시작한 2012년만 해도 46.7%이던 이행률은 2013년 59.1%, 2014년 60.4%로 꾸준히 증가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직원에게 보육수당을 지급한 경우에도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인정했지만, 올해는 이를 제외하면서 이행률이 낮게 잡혔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까지는 모든 위탁보육을 '의무이행'으로 간주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근로자 전체 영유아 자녀의 30% 이상을 위탁보육해야만 인정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의무를 지키지 않거나 조사에 응하지 않은 사업장들을 대상으로 다음달부터 순차적으로 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관할 지방자치단체들은 두 번에 걸쳐 이행명령을 내리게 되며, 여기에도 응하지 않았을 때는 1억원 이하의 이행강제금을 연간 최대 2회 물어야 한다.


이행강제금은 해당 사업장 근로자의 영유아 자녀가 100명인 경우 5655만원, 50명인 경우 2827만원 수준이다.



2016-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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