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부인 아내는 남편보다 자녀 양육에 2.6배나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으며, 84%는 출산휴가시 동료 눈치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가 23일 발표한 '저출산 고령화에 대한 국민인식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 이하 자녀를 둔 20~40대 맞벌이 부부의 아내는 평일엔 2.48시간, 주말엔 4.21시간을 양육에 할애했다.
반면 맞벌이 남성의 양육 참여 시간은 평일엔 0.96시간, 주말엔 2.13시간에 그쳤다. 함께 일을 하면서도 아내가 남편보다 평일엔 2.6배, 주말엔 2.0배 더 많은 시간을 육아에 쓰고 있는 셈이다.
여성이 전업주부일 경우엔 평일 4.21시간, 주말엔 5.02시간으로 그 편차가 더욱 컸다. 남편은 평일 0.92시간, 주말엔 2.09시간으로 맞벌이인 경우보다 짧은 시간 동안 육아에 참여했다.
이번 조사는 복지부가 유니온리서치와 함께 지난해 12월 전국 성인남녀 2천명을 대상으로 면접 설문한 결과다.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민간위원 워크숍에서 공개됐다.
응답자 가운데 여성의 84.0%, 남성의 79.9%는 "출산 휴가를 낼 때 직장 상사와 동료에게 눈치가 보인다"고 털어놨다. 또 남녀 모두 10명 가운데 9명가량은 "저출산 고령화 현상이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결혼 장려를 위해 필요한 정부의 지원 방안으로는 43.1%가 "주거문제"를, 37.8%가 "고용문제"를 꼽았다. 출산 장려를 위해서는 51.1%가 "양육의 경제적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위원회는 이같은 국민들의 인식을 토대로 지난해 연말 확정된 '제3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2016~2020)의 이행실적 점검을 연 1회에서 4회로 늘려 진행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민간위원이 참여하는 점검·평가단이 기본계획의 핵심과제들을 집중 점검하는 한편, '인구영향평가제' 도입을 위한 연구도 상반기중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일·가정 양립 지원제도가 꾸준히 확충되고 있지만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 등을 중심으로 사각지대가 여전히 존재한다"며 "여성의 육아 집중 문제 등에 대해 실효적인 보완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6-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