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서도 115명 'C형간염'…당국은 '뒷북대응'

강원도 원주의 한 정형외과에서 지난해 4월 C형간염 집단감염이 있었는데도, 보건당국이 이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가 '다나의원 사태' 이후 뒷북 대응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병원에서 지난 2011~2014년 특정 시술을 받은 927명 가운데 10%를 훌쩍 넘는 115명이 양성으로 확인돼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의 병원은 지난 2004년 개원한 한양정형외과의원으로, 지난해 4월 원주시 보건소에 "환자 14명이 C형간염 감염으로 의심된다"고 신고한 뒤, 5월에 자진 폐업했다.


질병관리본부는 12일 "당시 강원도청과 함께 개별사례 조사에 착수했지만, 환자별 유전자형이 달라 역학적 인과관계를 추정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에서의 C형간염 집단감염 상태 이후 심층 역학조사를 벌인 결과, 명단이 확보된 '자가혈 주사시술'(PRP) 환자 927명 가운데 101명이 현재 감염중인 RNA양성으로 확인됐다.


자가혈시술은 환자의 혈액을 채취해 원심분리한 뒤 추출한 혈소판을 환자에게 재주사하는 것으로, "지난해 11월 3일 추가 민원이 접수됐다"는 게 당국의 해명이다.


927명 가운데 과거 감염된 적이 있거나 현재 감염중임을 가리키는 'HCV항체 양성'은 115명, 현재 감염중인 'HCV RNA 양성'이 101명이었다. 또 54명은 '1b', 33명은 '2a' 등 87명의 유전자형이 확인됐다.


더 큰 문제는 2014년 이전 및 2015년 이후의 해당 병원 내원자 명단은 이번 조사 대상에서 빠져있다는 점이다. 질본 관계자는 "해당 병원 원장이 최초 민원신고 이후 지난해 5월 폐업하는가 하면, 자료제공 요청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바람에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당국은 관할 보건소와 함께 전체 명단 확보에 나서는 한편 혈액매개감염병 검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질병관리본부는 또 충북 제천에 있는 양의원에서도 지난달 29일 주사기를 재사용한다는 제보가 관할 보건소에 접수돼, 조사 결과 주사침만 교체하고 주사기는 재사용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이곳에서 근육주사를 받은 환자들을 상대로 오는 15일부터 혈액매개병검사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피부과와 비뇨기과를 진료하는 이 의원은 지난 1984년 3월 개원했으며, 지난해 이 의원에서 근육주사를 받은 사람만 4천명에 육박한다. 다수의 C형간염 감염자가 드러날 개연성이 무척 높은 상황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1회용 주사기 재사용이 의심되는 의료기관에 대해선 공익신고를 접수하기로 했다. 또 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내 빅데이터를 활용, 주사기 재사용 의심기관을 선정해 일제 현장조사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주사기 재사용에 대한 의료법상 처벌과 의료인 면허관리 강화 등 일련의 대책을 내놨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다.



2016-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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