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집단폐렴 '방선균' 때문으로 추정


건국대학교 동물생명과학대에서 집단 발생한 호흡기질환의 원인으로 그 동안 국내에 보고된 바 없는 '방선균'이 가장 유력한 원인으로 추정됐다.


질병관리본부는 8일 민간역학조사자문단과 그간 진행한 분석을 토대로 전파경로 추정 원인에 대해 발표했다.


당국이 역학조사 결과를 내놓은 것은 지난 10월 19일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근 50일만이다. 지난달 2일까지 발생한 폐렴 환자는 55명으로, 현재는 모두 완치돼 퇴원한 상태다.


발생 원인으로 지목된 방선균은 토양과 식물체 등에서 발견되는 균으로, 세포가 실모양으로 연결돼 있고 그 끝에 포자가 있어 곰팡이와 비슷하게 생긴 세균류다.


건초와 사탕수수 등에 많이 존재하고 50~60℃ 온도에서 잘 성장하며, 노출이 많은 환경에서 과민성폐장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은 "환자검체 현미경 소견에서 방선균으로 추정되는 미생물이 관찰됐다"며 "동물실험실 환경검체에서도 동일한 방선균이 검출됐다"고 추정 이유를 설명했다.


집단 폐렴의 원인이 방선균으로 확정되는 국내 최초 사례가 된다. 


양 본부장은 "인플루엔자 등 호흡기 바이러스 8종과 레지오넬라 등 호흡기 세균 5종, 메르스, 브루셀라 등 기타 폐렴유발 병원체 5종에 대한 검사에선 모두 음성이 나타났다"며 "폐렴을 잘 일으킨다고 잘 알려진 병원체는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파 경로에 대해선 사료를 많이 취급하는 실험 환경이 지목됐다. 곰팡이와 세균 등이 포함된 유기분진의 병원체 증식이 이뤄지고, 가동이 중단됐던 환기시스템을 통해 타 실험실 근무자들에게도 확산됐다는 것이다.


당국은 다만 방선균으로 인한 호흡기질환이 알레르기 면역반응에 의한 것이지만, 이번 사례는 감염에 따른 염증반응이 주요 특성이어서 좀더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당국은 실험쥐에게 방선균을 투여해 3개월뒤 경과를 살펴보는 동물 실험도 진행중이다.


당국은 특히 "건대 실험실 안전점검에서 다수의 안전관리 위반사항이 발견됐다"며 실험 과정에서 미생물과 유기분진, 화학물 등 다양한 오염원에 노출이 가능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사료 취급자가 비(非)취급자에 비해 폐렴 발병률이 약 2.5배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당국은 새학기가 시작되는 내년 3월 이전까지 건물내 오염원 제거작업과 시설개선을 완료한 뒤 건물을 재사용하도록 했다. 또 건물 폐쇄가 해제된 이후에도 최소 6개월간 학생 및 근무자의 이상증상 여부도 모니터링한다는 계획이다. 


질병관리본부는 또 교육부 및 미래창조과학부 등과 협의해 내년 2월까지 대학 실험실의 안전환경 개선방안 마련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2015-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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