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뇨제·진통제 '범벅'…식약처에 '수액주사' 분석의뢰


C형간염 집단 감염이 발생한 다나의원에서 강력한 성분의 이뇨제와 진통제, 호르몬제를 섞은 '엉터리 수액'을 주사해왔다는 지적<지난 3일자 CBS노컷뉴스 보도 참조>과 관련, 보건당국이 주사제 성분 분석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의뢰했다.


질병관리본부는 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수거한 주사제의 정확한 성분 분석을 위해 내부 기관이 아닌 식약처에 조사를 의뢰했다"며 "분석 결과가 나오는 대로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CBS노컷뉴스가 확보한 '다나의원 수액 약품 리스트'에는 고혈압 환자에게 주로 사용되는 강력한 이뇨제인 '라식스'와 진통소염제인 '타마돌', 스테로이드제 성분의 부신호르몬제인 '덱사' 등 모두 10가지 약물이 포함됐다.


다나의원 원장은 해당 약물 중 2~3가지를 섞어 '다이어트 주사'나 '갱년기 주사', '피하주사' 등으로 처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약물은 용법과 용량을 무시한 채 사용할 경우 부작용과 중독 증상이 심각하다는 게 의료계의 지적이다.


실제로 다나의원에서는 C형간염과 무관해보이는 심각한 부작용도 속출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병원에 10년 이상 다녔다는 피해자 A씨는 지난 2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온몸이 헐고 피가 나 요리를 할 때조차 장갑을 낀다"고 호소했다.


역시 7년간 수액주사를 맞았다는 피해자 B씨도 "지난 2008년 부신피질 호르몬장애로 다리가 괴사돼 지금도 인공관절에 의지하고 있다"고 CBS에 알려왔다.


또다른 피해자인 C씨는 "수액주사를 맞던 중 슬슬 건강이 나빠지더니 2011년에 혈압이 40까지 떨어져 중환자실에 실려갔다"며 "근 두 달간 죽다가 살아났다"고 증언했다.


이들이 실려간 대학병원 등에서는 주사제 성분을 이상하게 여겨 처방전을 요구했지만, 다나의원은 그때마다 공개를 거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다나의원에서 C형간염 집단감염을 부른 '주사기 재사용' 외에도 비정상적 의료 행태가 줄곧 이뤄져온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지만, 당국은 이날 브리핑에서도 C형간염 문제 이외에는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양병국 본부장은 "C형간염 집단 감염은 장기간 지속된 주사기 재사용에서 비롯된 혈류 감염으로 추정된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약사 등 의료인 면허신고제를 대폭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병원이 문을 연 2008년 5월 이후 내원자 2268명 가운데 1055명을 대상으로 C형간염 항체 검사를 벌인 결과 지금까지 감염자는 78명으로 확인됐다. 


이들 모두 다나의원에서 수액 등 주사 처치를 받았으며, 이 가운데 55명은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돼 현재 감염중인 상태로 확인됐다.



2015-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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