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 신정동 다나의원에서 C형간염에 감염된 사람이 77명으로 늘었다.
질병관리본부와 양천구는 30일 "다나의원 이용자 2268명 가운데 전날까지 815명이 항체검사를 받았다"며 "양성으로 확인된 사람은 77명"이라고 밝혔다.
이 병원이 문을 연 2008년 5월 이후 내원자 가운데 연락이 닿아 검사를 받은 사람은 아직 36% 수준이어서, 감염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당국은 이들을 상대로 C형간염뿐 아니라 B형간염과 말라리아, 매독과 에이즈 등 혈액으로 감염 가능한 다른 병원균 검사도 실시중이다.
또 수액주사뿐 아니라 복부 등 피하주사에도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한 것으로 보고 확인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성명을 내어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은 명백한 의료법 위반행위이자, 의료현장에서 절대 일어나선 안 될 심각한 범죄행위"라며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성토했다.
협회는 다만 "이번 사태의 책임을 의사에게 전가하는 듯한 보건당국의 행태에 대해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며, C형 간염의 국가적 관리를 위한 민관 전문가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형준 정책국장도 이날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및 관할 보건소의 직무 태만 문제도 제기했다.
정 국장은 "정부가 갖고 있는 권한과 감시 기능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며 "그런데도 정부는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수액주사제 치료 비율이 99%에 이르는 병의원이라면 심평원이 한번이라도 (현장에) 나가봤어야 한다"며 "보건소도 인력부족을 이유로 다나의원 상황을 몰랐다는 것은 직무태만"이라고 지적했다.
양천구보건소는 다나의원을 업무정지 처분하는 한편, 원장에 대해선 자격정지 처분을 서울시에 의뢰한 상태다. 또 무면허로 채혈검사를 지시한 원장의 부인과 원장을 경찰에 고발했다.
2015-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