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부 기자와 정치 컨설턴트, 그리고 무속인은 기독교적으로 따지자면 '삼위일체'다.
누가 가장 먼저 입밖으로 꺼내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 모두 같은 얘기를 한다. 정치부 기자가 기사를 쓰면, 언론을 유심히 관찰하는 정치 컨설턴트와 무속인은 이를 바탕으로 나름의 해석을 내놓는다. 다시 말해 '정치 기사의 편집 재가공'이다.
이렇게 '기사'를 바탕으로 가공된 컨설턴트와 무속인의 '정치적 해석'들이 다시 '기사'로 녹아든다. 똑같은 팩트(심지어 팩트가 맞는지도 모르는) 하나를 놓고 '돌고 도는' 형국이다. 누가 먼저 질렀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정치부 기사는 일반적인 사회부나 경제부 기사와는 달리, 분석력과 창의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종종 들린다. 좀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소설을 써야 한다"는 얘기다.
정치 기사의 이러한 특성상, 정치 컨설턴트와 무속인의 창의력과 분석력을 빌어오는 경우도 상당수 존재해온 게 사실. 하지만 개인적 느낌으로는 이들의 창의성도 예전만 못하단 느낌이다. 물론 정확성은 더더군다나 언급할 필요가 없다.
이번 대선 최대의 변수로 급부상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건만 해도 그렇다. 일부 여론조사 결과 출마도 안 한 이 전 총재의 지지율은 1일을 기해 최고 22%를 기록했다.
그러나 불과 이틀전, 사흘전 어떤 얘기들이 '전문가'의 권위를 싣고 흘러나왔는지 직접 확인해보자.
"정치 전문가들은 그 파괴력이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이명박 후보측의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이 전 총재가 출마하면 박 전 대표 지지자 중 일부가 그쪽으로 옮겨갈 수 있겠지만 지지율 10%는 절대 넘길 수 없을 것이고, 5%를 채 못 넘길 수도 있다"면서 "또 이 후보의 지지층은 과거 '이회창 지지층'과는 판이하게 다른 만큼 이 후보의 대세론에도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10. 25 연합뉴스)
"한귀영 KSOI(한국사회여론연구소) 연구실장은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했던 20%의 전통적 보수층 중 70% 가량은 이미 이명박 후보 지지로 돌아섰다고 볼 때 이 전 총재가 출마한다면 남은 30%에 대한 지지를 기대할 것"이라며 "그러나 이는 유권자 전체로 보면 5~6% 가량의 지지에 불과한 만큼 이 전 총재가 이 정도 지지율을 바라보고 출마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10. 25 연합뉴스)
"하지만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평가는 야박했다. “지금 이 전 총재를 상대로 여론조사를 하면 지지도는 5%이하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1~2%가 나올 것이란 전망도 있었다.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에 나선다 해도 지지율은 5~6%를 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대체적이다."(10. 26 한국일보)
"이 후보 지지도에 미칠 영향은 얼마나 될까. 전문가들은 “이 전 총재가 5%가 나오면 그 절반은 이 후보쪽에서 옮겨온 표”라고 했다. 다시 말해 이 후보쪽 지지가 2~3%떨어진다는 것이다. “대세엔 지장 없다”는 결론이 떨어진다."(10. 26 한국일보)
"정치컨설턴트 박성민씨는 “보수세력이 어떤 일이 있어도 집권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 전 총재가 출마한다 해도 흩어질 리 없다”고 말했다."(10.26 한국일보)
"이 전 총재가 대선에 출마했을 경우의 파괴력에 대해선 전망이 확 갈린다. “대다수 우파진영이 이 전 총재의 출마에 거부감을 갖고 있어 3~4% 득표 이상은 어려울 것”(미디어리서치 김지연 이사)이란 의견과 “아직 각 후보에 대한 지지 충성도가 약한 유권자들이 이 전 총재를 안정감 있는 후보로 인식할 경우 10%까지 얻을 가능성도 있다”(TNS 이상일 이사)는 견해로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10. 27 조선일보)
-0-;; 이정도면 거의 OTL 수준이다. 무속인 또는 역술인들의 예언도 사람들이 관심을 별로 갖지 않거나 잘 기억을 못해서 그렇지, 'OTL'이긴 마찬가지다. 작년과 올해초 이분들의 말씀도 직접 확인해보자.
- 차길진 법사 "홀연히 상서로운 빛이 무궁화 동산에 비치고(忽見祥暾暎槿域) 밝은달에 학이 날아올라 부르는 날을 맞이하네(明月鶴飛應召日)"
- 역술인 백운산 "6월 이전에 한나라당에서 대권후보가 결정되지 않으면 이명박씨나 어느 한 사람이 탈당해 자기 당을 만들 것, 야당 안에서 대권후보가 둘이 될 수도 있을 것". 범여권에 대해서는 "5월 이후가 되면 7명이 나타날 것, 여권은 3개의 당이 생겨 7~8월 안에 그중 한두 당이 합쳐 새로운 당을 만들 것, 이 당에서 대권후보가 나오는데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
- 자비정사 묘심화 "청와대는 큰 남성산인 삼각산, 작은 남성산인 북악산에 둘러싸여 있다, 남성산에 둘러싸인 그곳에 여성 지도자가 안착해야 비로소 지천태, 태평스런 조화의 시대가 열린다"
- 김봉준 태을학회장 "박근혜는 지도자의 힘이나 자질보다 한마디로 사람들을 '향수에 젖게 하는' 후보, 현재의 후보군 중 가장 유력하게 시대의 대운을 타고 가는 이는 이명박"
- 심진송 ""희귀성을 가진 사람이 대권을 거머쥘 수 있을 것, 내 머릿속에 손학규 씨가 차기 대통령으로 자리를 잡았다, 점을 찍어서 보면 손 지사 바로 옆에 항상 이명박이 붙어있다, 이가 손을 도와줘야 한다는 뜻"
- 총각박수 "이명박이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된다면 (대통령이) 못 된다, 박근혜가 한나라당 후보로 나오면 90%는 된다, 내년에 전쟁기운이 고조돼 軍의 기운이 올라가는데 아버지가 장교급 이상 되는 인사가 유력하다". 이회창 전 총재 관련해서는 "이회창이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다면 단독으로는 박근혜를 이길 수 없고 이 전 시장이 뒤에서 밀어주면 가능하다, 3파전이 되면 100% 박근혜가 된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이명박씨가 이회창씨를 밀어주고 차기를 노리는 것으로 이럴 경우 100% 이회창이 된다"
- 미륵정사 "관상 역술학적으로 박근혜가 가장 유력하다, 한강에 청룡이 흐르는 모습을 내가 봤는데, 최근 신문을 보니 박이 용띠더라". 고건 전 총리에 대해서도 "여권 후보 중에서는 고건이 제일 낫다, 고건과 이명박이 붙으면 고건이 유력하고, 박근혜랑 붙으면 막상막하"
더이상 왈가왈부하지 않을란다. peace~
2007-11-02 오전 9:25:30 | ONnOFF에 올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