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국정교과서 집필진에 '초빙' 인원의 비율이 당초 예상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가뜩이나 비공개 방침 속에 '친정부 우편향' 인사들로 채워질 거란 우려도 한층 커지고 있다.
국사편찬위원회(국편)가 지난 4일부터 진행중인 국정교과서 집필진 공모는 9일 오후 6시로 마감된다. 국편은 공모가 끝나면 심사를 거쳐 오는 13일 합격자들에게 '개별 통보' 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국편이 공개한 두 명의 대표 집필진 가운데 서울대 최몽룡 명예교수가 이틀만에 불명예 사퇴하는 등 집필진 구성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 이런 기류를 반영하듯, 주말 사이에도 지원자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편은 정확한 지원 현황은 공개하지 않으면서도 구성엔 문제가 없을 것이란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특히 공모 인원이나 적격 지원자가 부족할 경우 초빙 인원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실무 책임을 맡은 진재관 편사부장은 "초빙과 공모 2가지 방법 이외에 다른 방법은 딱히 떠오르는 게 없다"며 "어쨌든 두 가지를 병행해 오는 20일까지 완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위원회는 중학교 교과서 21명, 고등학교 교과서 15명 등 36명 규모로 집필진을 꾸린다는 계획 아래 25명을 공모했다. 선사(상고사), 고대사, 고려사, 조선사, 근대사, 현대사, 동양사, 서양사 등 8개 분야를 망라해 교수·연구원·현장교원이 그 대상이다.
따라서 나머지 11명은 시대별 대표 저자 6명을 비롯, 군사학자나 헌법학자 같은 역사 이외 전공자들을 초빙해 채울 것으로 예상돼왔다.
김정배 위원장은 지난 4일 브리핑에서도 "근현대사 집필진 구성은 역사학자를 포함해 정치사, 경제사, 또 경우에 따라 군사하는 분이나 헌법하는 분도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편이 공모 인원 부족으로 초빙 인원을 더 늘릴 경우 이런 '기타 전공자들'의 비율이 더 높아지거나, 적극 참여 의사를 밝혀온 '우편향 인사들'로 채워질 개연성이 한층 높아졌다.
당초 "모든 걸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던 정부와 국편이 "대표 집필진만 공개하겠다"고 말을 바꿨다가, 이마저도 고대사 대표 저자를 맡은 이화여대 신형식 명예교수 한 명 외에는 공개하지 않기로 하면서 이러한 우려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국정화 고시' 행정예고가 그러했듯, 이번 공모 자체가 요식행위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거지는 까닭이다.
2015-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