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가 국정화되면 대입 수능에서 근현대사가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청소년들이 우리 근현대사에 대한 이해나 관심 없이 중고교 학창 시절을 마치게 될 거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15일 입시 기관인 종로학원하늘교육에 따르면, 국정교과서 시절인 1973~1992학년도 예비고사 및 학력고사에서 출제된 국사 과목 505문항 가운데 현대사 문항은 2.4%인 12문항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검인정 체제하에 국사와 한국근현대사가 '한국사'로 통합돼 치른 2014~2015 수능의 경우 40 문항 가운데 15%인 6문항이 현대사 문항이었다. 국정교과서 체제에선 근현대사가 출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6분의1도 안됐다는 얘기다.
예비고사 시절인 1973~1981학년도의 경우 근현대사는 260문항 가운데 4문항으로 1.5%에 불과했다. 또 학력고사 시절인 1982~1992학년도의 경우에도 245문항 가운데 3.3%인 8문항에 그쳤다.
특히 22문항 가운데 3문항이 출제된 1991학년도 학력고사를 제외하면, 20년 가운데 절반인 10년가량은 현대사 문항이 아예 출제되지 않았다. 유신시절 국정교과서가 처음 도입된 1973~1975학년엔 3년 연속으로 현대사가 출제에서 빠지기도 했다.
수능이 도입된 1994학년도부터 2004학년도까지는 국사가 독립된 과목으로 출제되지 않았다. 또 2005학년도 선택형 수능 이후 2013학년도까지는 사회탐구 영역Ⅱ 과목에서 국사나 한국근현대사를 선택해 응시했다.
2017년부터 수능 필수과목이 되는 한국사에선 근현대사 비중이 종전 50%에서 40%로 감소한다. 특히 국정화 전환 이후로 그 중요도는 한층 약화될 전망이다.
국정교과서 집필을 맡은 국사편찬위원회 김정배 위원장은 지난 12일 "역사는 투쟁의 역사를 기술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앞으로 교과서는 투쟁일변도의 역사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공개 천명했다.
우리 근현대사가 항일 독립운동과 민주항쟁 등 '투쟁의 역사'를 통해 현재까지 이어져온 걸 감안하면, 양적으로 10% 감소하는 것 이상의 변화가 이뤄질 것이란 얘기가 된다.
하늘교육 오종운 평가이사는 "논란이 많은 1945년 해방 이후 현대사 단원은 출제 문항 수가 상당히 적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1980년 민주화의 봄(2015 수능 한국사 19번 문제)이나 5.18 광주 민주화운동과 6월 항쟁(2014 수능 한국사 15번 문제), 6.15 남북공동선언(2001 수능 수리탐구영역II 65번) 같은 종전 문제들은 앞으로 출제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2015-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