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되기 직전 김재금(48) 전 대변인을 국립대 사무총장에 임명한 걸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현직 고위간부의 비리 구속이 교육부에 미칠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학 관계자'로 둔갑시킨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는 것.
전주지방검찰청이 김 전 대변인을 구속한 건 지난 1일 밤으로, 교육부는 하루 전날인 지난달 30일 오후 김 전 대변인을 청주에 있는 한국교원대 사무총장으로 발령했다.
같은 날 오전 전주지검이 이미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한 걸 감안하면, 검찰 수사와 교육부 인사의 상관관계는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
교육부 측은 2일 "김 전 대변인이 건강이 안 좋고 힘들다고 해서 인사 조치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검찰 수사에 대한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징계 등의 조치를 하기 어려웠다"는 것.
하지만 검찰이 지난달 23일 김 전 대변인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걸 감안하면 이런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일주일가량 김 전 대변인의 혐의를 인지하고도 주요 보직 가운데 하나인 국립대 사무총장으로 발령낸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 힘을 얻는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인사 발령 전까지 검찰로부터 혐의 사실에 대해 어떠한 공식적 통보도 받지 못했다"며 "검찰이 1일 수사 개시를 공식 통보한 만큼, 직위해제와 중징계 의결 요구 등 '엄정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김 전 대변인을 '대기발령'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현행 고위공무원 인사규정상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고 있다 해도 초과현원이 아닌 이상 대기발령을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렇잖아도 김 전 대변인이 발령받은 교원대 사무총장은 지난 7월말부터 두 달째 공석중이었다. 교육부는 행정공백에 대한 비판이 일자, 2일 오후 김 전 대변인을 직위해제하고 제주대 이용균 사무국장을 교원대 사무국장으로 전보했다.
불과 이틀만에 다시 인사를 내야 할 상황이 뻔히 예견됐는데도, 이를 강행함으로써 혼란을 자초한 셈이 됐다.
김 전 대변인은 전북 군산에 있는 서해대학교 인수와 관련, 이중학 이사장(구속기소)으로부터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6천만원 상당의 현금과 향응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교육부는 김 전 대변인을 국립대 사무총장에 임명한 지난달 30일만 해도 "수뢰·향응이나 성범죄 등을 저지른 교육공무원에 대한 '제 식구 감싸기식' 징계를 근절하겠다"며 관련 법령을 일부 개정하기도 했다.
2015-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