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고1학생들이 치를 2018학년도 대입 수능부터 영어 절대평가가 도입돼, 9개 점수 구간별로 등급만 반영된다.
교육부는 2일 발표한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기본계획'을 통해 영어 영역의 절대평가 세부 도입방안을 확정해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2018 수능에서 영어 영역의 문항 유형과 문항 수, 배점 등은 현행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되 성적은 한국사 영역처럼 절대평가에 따른 등급만 제공하기로 했다.
1등급은 100~90점, 2등급은 89~80점 식으로 한 등급 차이를 10점 간격으로 설정함에 따라 등급 개수는 지금처럼 9개이다. 다른 응시자 성적과는 무관하게 본인의 원점수에 따라 정해진 등급을 부여받게 된다.
수능 대비를 위한 문제풀이 위주의 학습에서 벗어남으로써 말하기와 듣기를 아우르는 균형 학습을 유도한다는 게 절대평가 도입 배경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점수 1~2점을 더 받기 위한 불필요한 경쟁은 크게 완화될 것"이라며 "학생들의 영어 실력이 저하되지 않도록 학교 영어 교육 개선도 병행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후속 연구를 거쳐 대학별 전형 시행계획을 내년 4월까지 발표한 뒤, 모의평가를 거쳐 본 수능에 반영할 방침이다.
하지만 영어 절대평가 도입으로 변별력이 저하되면서, 수학이나 탐구 등 다른 영역의 비중이 높아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진학사 김희동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지난달 모의평가 기준으로 볼 때 영어 절대평가 도입으로 1등급 수험생이 10여만명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체 수험생의 23%가 1등급을 받게 되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김 소장은 "영어 영역의 불필요한 경쟁과 사교육 의존도는 완화될 것으로 보이나, 변별력이 높아지는 다른 영역으로의 집중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임성호 대표이사도 "절대평가가 도입되면 당분한 '매우 쉬운 수능' 기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며 "매년 난이도 조절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임 대표는 "최우수 학교는 영어 만점자가 100%에 육박하고 상위권 일반고도 60% 수준이 될 것"이라며 "다른 과목에 집중해달라는 학부모들의 요구로 영어 수업의 파행적 운영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쉬운 영어'를 일찌감치 끝내겠다는 계산에 초중등 단계에서의 선행학습 분위기가 오히려 조장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유웨이중앙교육 이만기 평가이사는 "도입 방안대로라면 지난해 3등급을 받은 수험생도 2018 수능에선 1등급을 받게 된다"며 "중학생 영어 사교육 수요는 그대로인 가운데 고등학생 수학 사교육 시장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능 영어를 대체할 평가도구를 찾으려는 대학들이 영어 심층면접을 확대하고 영어 특기자 전형을 부활하려 할 수도 있다"며 "이럴 경우 교육 당국과 대학간 갈등도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5-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