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이 삼성서울병원의 '최대 잠복기'로 간주했던 24일에도 이 병원에서 메르스 환자가 나오면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당국은 이 환자가 지난달 27~29일 14번(35) 환자에게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지만, 이럴 경우 최대 잠복기가 무려 4주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이날 추가된 4명의 확진자 가운데 177번(50·여) 환자는 당시 응급실에서 진료를 받다가 14번 환자와 접촉, 지난달 30일부터 격리돼 치료를 받아오다 23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대책본부 정은경 현장점검반장은 "이 환자는 입원한 기간 내내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지속됐다"며 "지난 18일에 결핵 진단을 받았지만 메르스 검사에선 '미결정'이었다"고 밝혔다.
이후 지난 22일 메르스 검사에서 양성이 확인돼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것이다. '미결정'이란 두 가지 방식으로 이뤄지는 유전자 검사에서 한쪽은 양성, 한쪽은 음성인 경우를 가리킨다.
정 반장은 "177번 환자는 응급실을 찾은 이유 자체가 발열과 기침이었고, 현재까지도 계속 고열과 기침 증상이 있다"며 "특정한 발병일을 정하기 어렵긴 하지만 잠복기 안에 발병된 걸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국의 이런 설명대로라면 잠복기를 지나 확진된 다수의 환자들 역시 검사 과정에서 양성 확인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확진이 늦어졌을 가능성도 있다.
당국은 격리기간 해제 이후 확진 판정을 받은 172번(61·여) 환자의 경우에도 "다른 확진 환자와 중간에 접촉해서 관리 기간이 연장됐다"고 해명했었다.
또다른 잠복기 경과 환자들에 대해서도 "판정 검사에 오랜 시간이 걸렸을 뿐, 증상발현일은 잠복기 안에 발생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당국은 전날 삼성서울병원에서 발생한 174번(75) 환자에 대해서도 이 병원 이송요원인 137번(55) 환자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정은경 반장은 "174번 환자의 동선을 CCTV로 분석한 결과 137번 환자와는 겹치지 않았다"며 "137번 환자로 인한 감염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못박았다. 이어 "다른 확진 환자와 접촉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진행중"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해명에도 삼성서울병원에서 추가로 발생한 환자들의 감염경로나 잠복기 등을 둘러싼 의문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이날로 끝날 예정이던 삼성서울병원의 '부분 폐쇄' 조치가 기한없이 연장된 것도 이런 맥락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2015-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