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기세에 밀린 보건당국이 이번 사태 진정의 고비를 이달말로 다시 늦췄다. 하지만 이미 방역 곳곳에 구멍이 뚫린 마당에 현실성이 높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초 메르스 확산이 지난 12일로 감소세에 접어들 거라던 보건당국은 '마지노선'을 18일가량 뒤로 늦춘 이달말로 다시 설정했다.
방역의 허점을 뚫고 수많은 사람과 접촉한 이른바 '제3의 수퍼 전파자'가 속속 등장해서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17일 "삼성서울병원이나 다른 집중관리병원에서의 집단적 발생을 막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이달말까지 이들 집중관리기관에서의 산발적 발생을 끝으로 잦아들게끔 하는 게 1차적 목표"라고 강조했다.
산발적인 추가 환자 발생은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평택성모병원의 '1차 유행'이나 삼성서울병원의 '2차 유행'과 같은 대규모 발병만은 막겠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제3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집중 관리에 들어간 병원이 현재 11곳이나 된다.
평택굿모닝병원과 삼성서울병원, 대전 건양대병원과 대청병원, 강동경희대병원과 건국대병원, 대전 을지대병원과 서울 양천구 메디힐병원, 창원SK병원과 아산충무병원, 부산 좋은강안병원 등이다.
특히 최대 잠복기가 지나고도 추가 환자가 8명이나 나온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3차 유행' 국면에서도 최전방으로 꼽힌다.
열흘 가까이 무방비 상태로 병동 이곳저곳에서 일반 환자들과 접촉해온 이송요원 137번(55) 환자와 의사인 138번(37) 환자의 '수퍼 전파' 여부가 관건이다. 500여명 접촉자들의 최대 잠복기가 끝나는 오는 25일이 분수령이다.
하지만 복병이 여기저기 숨어있어서, 과연 당국 목표처럼 이달말로 사태가 진정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 병원에서만도 감염 이후 열흘 넘게 관리망에서 빠져있던 151번(38·여)과 152번(66) 환자가 여기저기 다닌 의료기관이 5곳에 이르는 실정이다.
이들의 최대 잠복기가 오는 29일이지만, 최근 속출하는 사례에서 보듯 잠복기를 훌쩍 넘겨 확진 환자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15-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