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국내 메르스 환자가 5명 추가돼 30명으로 늘어났다. 특히 정부가 막겠다던 '3차 감염자'도 한 명 더 생겨, 국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질 전망이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이날 새벽 "유전자 진단 조사 결과 5명이 메르스 양성으로 추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4명은 최초환자인 1번(68) 환자가 지난달 15~17일 머문 경기도 평택 B병원의 같은 병동에 입원했던 환자나 가족들로, 모두 '2차 감염자'로 분류됐다.
나머지 한 명은 16번(40) 환자와 대전 E병원의 6인실에 지난달 22~28일 함께 입원했던 30번(60) 환자다. 이 병실에 함께 있던 24번(73), 25번(78) 환자도 전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메르스 유입 2주만에 국내 '3차 감염자'는 24번과 25번에 이어 30번 환자까지 3명으로 늘어났다. 보건당국은 당시 6인실에 같이 입원했던 다른 환자들에 대해서도 증상 발현 여부 등을 관찰하고 있다.
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한 '마지노선'이라던 3차 감염자가 이처럼 속출하고 있지만, 정부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문형표 장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현재 감염 경로는 의료기관 내에 국한돼있다"며 "우리가 관리 가능한 상태로 패턴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주의단계로 그대로 유지하면서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새로 발생한 3차 감염자인 30번 환자 역시 당국 설명처럼 '의료기관내 감염'인 게 사실이다.
하지만 벌써 두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데다, 격리 대상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을 감안할 때 당국이 초반 오판을 시인하고도 여전히 안이하게 대처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750명 넘게 치솟은 격리 대상자는 이르면 이날중 1천명을 훌쩍 넘겨 수천명까지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격리시설도 이미 부족해져 확진환자와 의심자들이 곳곳으로 이송되면서, 전국이 메르스 감염 공포로 들썩이는 상태임은 물론이다.
특히 메르스로 숨진 두 명의 사망자와 3차 감염을 일으킨 환자 모두 당국의 관리망에선 빠져있던 '비(非)격리자'여서, 국민들의 불안감은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지금까지 발생한 메르스 환자 30명 가운데 당초 당국의 격리나 관찰 대상에서 빠져있던 비격리자는 23명이나 된다.
이들이 짧게는 닷새에서 길게는 열흘 넘게 방치 상태로 평상 생활을 해온 걸 감안하면, 당국이 부정하는 '지역전파'는 미래가 아닌 현재진행형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편이다.
"관리 가능한 수준"이란 당국의 해명과는 정반대로 "이미 관리 불가능한 수준"이란 관측이 여기저기서 나오는 까닭이다.
2015-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