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뚱뚱한 아동은 성인비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70~80%대에 이르며, 따라서 이 문제 해결에 국가가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대 의대 문진수 교수와 동국대 일산병원 오상우 교수 등은 9일 건강보험공단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이같은 내용의 선행 연구 결과를 분석해 공개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초중고생 비만율은 15%를 넘었고, 20대 고도비만도 10년새 두 배가량 증가했다. 주 1회 이상 패스트푸드를 먹는 초등학생 비율도 61.4%나 됐다.
오상우 교수는 "비만 연구가 활발한 미국 사례를 보면, 초등학생 시기 비만인 아동은 성인이 되어서도 뚱뚱할 확률이 80%에 육박했다"며 "국내 상황도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연세대 의대 서일 교수팀이 지난 1986년부터 20년간 인천 강화지역의 12개 초등학교 1학년생 257명을 조사해보니, 6살때 몸무게가 가장 가벼웠던 그룹 43명 가운데 20년뒤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사람은 2명에 불과했다.
반면 몸무게가 가장 무거웠던 그룹 43명 가운데는 일곱 배나 많은 14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성인비만으로의 진행율은 6개월 영아일 땐 14%이다가 7세 소아에선 40%대, 10~13세 비만은 70%대로 껑충 뛰었다. "어릴 때 비만인 경우 지방세포의 크기와 숫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커서도 줄지 않아 비만이 되기 쉽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국내 소아·청소년 비만 유병율은 지난 1997년 5.8%이던 것이 2012년 9.6%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대 남성의 고도비만율은 역시 2003년 3.32%에서 2013년엔 6.22%로 높아졌다.
문진수 교수는 "비만 문제가 가장 심각한 미국에서도 2010년부터 범정부적 정책으로 공격적인 비만 관리 대책을 수행하고 있다"며 "우리도 연령대별로 적합한 비만 치료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2015-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