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뭇매맞는 '전여옥표 독설'


한나라당 전여옥 최고위원이 이른바 '독설'(毒說) 때문에 동료 의원들로부터 연일 '뭇매'를 맞고 있다. "인간에 대한 예의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먼저 포문을 연 사람은 민주노동당 대선 주자의 한 명인 심상정 의원.

심 의원은 2일 논평을 통해 "정반대편에 선 동료 의원의 소신 발언에 일일이 대응하는 것은 '정치적 예의'가 아니기에 웬만하면 넘어가려 한다"면서도 "하지만 전여옥 의원의 발언은 '인간에 대한 예의'를 한참 벗어났다"고 비판했다.

전 의원이 이날 한미FTA 협상 중단을 요구하며 분신 자살을 기도한 허세욱 씨에 대해 "막장 인생 15년, 벼랑끝 인생인 분이 왜 이렇게 몸을 던져야 하냐"고 목소리를 높인 건 '금도를 넘어선 발언'이라는 것.

심상정 의원은 "사경을 헤매고 있는 허세욱 씨와 그 가족, 국민 앞에 마음 깊이 사죄하는 것이 '인간에 대한 예의'와 '생명에 대한 예의'를 회복하는 최소한의 길"이라며 전 의원의 '반성'을 촉구했다.

이에 앞서 전 의원은 허 씨 사건과 관련해 "(좌파들은) 부끄러운 줄 알고 또한 인간의 생명만큼 소중한 것이 없다는 것을 자신의 생명이 소중하다면 그것부터 먼저 함께 얘기해야 할 것"이라며 '생명의 소중함'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다음날인 3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을 맡고 있는 서혜석 의원도 '전여옥표 독설 때리기'에 가세했다.

서혜석 의원은 이날 논평을 통해 "얼마전 한미 FTA 협상에 반대해 단식에 나선 동료 의원들에게 독설을 퍼붓더니, 이번에는 분신한 허 씨에 대해서도 독설을 했다"며 전 의원을 겨냥하고 나섰다.

전여옥 의원은 지난달 28일 단식 농성에 나선 천정배, 임종인 의원의 국회 본청 앞 천막을 두고 "앰프에 마이크 시설까지 돼있는데 봄맞이 MT 온 것 아니냐"며 "그동안 배불렀기 때문에 잘못된 꿈을 꿨던 것 같은데 단식을 계기로 좀 배고프고 정신 제대로 차리고 꿈을 깨길 바란다"고 혹평한 바 있다.

나름 소신을 지키기 위해 생명을 건 단식에 나선 이들의 행보를 '봄맞이 MT'에 비유한 것은 전 의원 스스로 강조한 '생명의 소중함'과도 정면 배치된다는 평가가 많다.

서혜석 의원은 "독설은 타인의 가슴을 멍들게 하고 자신의 혀도 썩게 한다는 말이 있다"며 "전 의원은 자중하고 또 자중하길 부탁한다"고 신신당부했다.

하지만 전여옥 의원은 동료 의원들의 '우려'(?)와는 달리 3일도 '독설'을 이어갔다. 대상은 또다른 '독설가'로 유명한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이다.

전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국민연금법 부결과 관련해 "여러 억측이 있는데 모 인사에 대한 반감 때문에 탈당파가 반대표를 던졌다는 얘기가 있다"고 주장했다.

'모 인사'란 해당 법안의 주무 부서인 보건복지부 유시민 장관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당 사수파'로 분류되는 유 장관에 대한 탈당 의원들의 반감을 부각시킴으로써 에둘러 유 장관까지 비판한 것.

전 의원은 '탈당파'라고 표현한 통합신당모임에 대해서도 "사감을 털고 국익 차원에서, 또 어르신들을 위한 사명감이라도 있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싸잡아 비난했다.

다만 '어르신들을 위한 사명감'을 강조한 전여옥 의원은 지난해 2월 이른바 'DJ 치매 발언'으로 호남 표심은 물론, 치매로 고생하는 '어르신'과 가족들의 분노를 산 바 있다.

이처럼 '독설'로 연신 구설수에 휘말리는 전여옥 의원이지만, '골수'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시원해서 좋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 의원의 계속되는 '독설'에 대해 "지지층 유지를 위한 정략적 선택"이라는 해석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눈길을 끄는 건 전여옥 의원이 최근 들어 전혀 뜻밖의 인물에겐 독설 대신 찬사를 날리고 있다는 점이다.

"차기 대통령은 대졸자여야 한다"는 발언 덕분에 '고졸 대통령 비하 논란'에 휘말리게 했던 바로 노무현 대통령이다.

전 의원은 2일 한미FTA 문제와 관련해 "물꼬는 노 대통령이 텃지만 국회 비준까지 한나라당이 노 대통령을 도와주고 격려해야 한다"며, 그간의 노 대통령에 대한 '언적'(言跡)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얘기를 했다.


2007-04-03 오후 3:58:29 | ONnOFF에 올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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