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 이하 어린이 가운데 안경을 써도 시력이 0.8 이하로 나오는 '약시'인 경우가 매년 15% 가까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시는 각막이나 수정체, 망막이나 시신경 등은 정상이지만 교정 시력도 높지 않거나 양쪽 시력의 차이가 큰 경우를 가리킨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8일 진료비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13년 약시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만 1771명. 지난 2009년의 2만 220명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100만명당 436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인구 100만명당 연평균 증가율도 1.3% 수준이었지만, 유독 4살 이하 어린이 가운데는 매년 14.3%씩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5~9살 어린이에서도 매년 5.7%씩 늘어 인구 100만명당 5089명 수준을 기록했다.
이처럼 4살 이하에서 약시 환자가 크게 증가하는 까닭은 영유아 검진 확대로 조기 안과 검진이 보편화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5~9살에서 약시 환자가 많은 까닭 역시 4세 이하 유아보다 정확한 검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산병원 안과 김혜영 교수는 "시력 발달이 완성되는 만 8세 이전에 약시인 걸 몰라 치료를 받지 못했다면 평생 시력 저하 상태로 살아야 한다"며 "한마디로 시력의 성장판이 닫히는 셈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양쪽 눈이 모두 약시일 때는 눈을 찡그리거나 책을 가까이 들여보는 등 징후가 나타난다. 반면 한쪽 눈만 약시인 경우엔 반대편 눈을 주로 사용함에 따라 일상 생활에 지장이 없기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잦다는 것이다.
굴절에 이상이 있는 경우 안경을 착용해야 하며, 한쪽 눈만 약시인 경우엔 반대편 눈을 강제로 가림으로써 약시인 눈을 자꾸 사용하도록 해줘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김 교수는 "보통 한쪽 눈에만 약시가 오는 경우가 많다"며 "특별한 이상이 없더라도 서너 살 때엔 무조건 안과 검진을 받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15-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