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진드기에게 물리면 걸리는 'SFTS'(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바이러스가 사람 사이에도 2차 감염된 사례가 국내서 처음 확인됐다.
25일 의료계와 보건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서울 S대학병원 응급실에 찾아온 60대 여성이 심폐소생술을 받다가 숨졌다. 이후 이 여성을 치료했던 의사와 간호사 등 4명이 발열과 근육통 등의 증상을 호소했다.
당초 패혈증으로 의심됐던 이 여성은 숨진 뒤 14일이 지나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이에 의료진 4명의 감염 여부도 조사한 결과 유전자 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이 나왔으나, 간접적인 혈청검사에서 4명 모두 2차 감염된 것으로 확진됐다.
병원측은 의료진이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다가 신체분비물을 통해 2차 감염된 것으로 보고 있다. 환자가 진드기에 물린 줄 모르고 직접 접촉을 하다가 감염됐다는 것이다.
이들 의료진은 모두 완치 판정을 받긴 했지만, 국내에서 사람간 SFTS 감염 사례가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중국에서는 지난 2012년과 2013년에 사람간 2차 감염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SFTS는 혈소판의 기능이 급격히 떨어져 온몸에 출혈이 생기는 질병으로, 지난 2013년의 경우 국내에서 36명이 걸려 17명이 끝내 숨졌을 정도로 치사율이 높다.
야생진드기의 일종인 작은소참진드기에게 물리면 감염되며, 6~14일가량 잠복기를 거쳐 발열과 피로감, 구토와 설사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작은소참진드기는 주로 단지와 풀숲 등에 서식하며 4~11월에 주로 활동한다. 이에 따라 그동안 보건당국도 "야외에 나갈 때 돗자리 등을 사용해 직접 접촉을 피하라"고 당부해왔지만, 사람간 2차 감염에 대해서는 언급한 적이 없었다.
질병관리본부측은 "혈액을 통한 사람간 전파는 비단 SFTS만의 얘기는 아니다"라며 "일상 생활에서 호흡기 등을 통한 감염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전자 검사에서는 음성으로 나와 확진 사례로 포함하고 있지 않지만, 혈청검사에선 양성이 나와 2차 감염 의심사례로 분류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보건당국이 치명적 질병의 사람간 감염 사례를 확인하고도 몇 달 넘게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소극적 대응에 대한 비판을 피하긴 힘들게 됐다.
2015-02-25